막내린 13일의 열전…네거티브 늪에 빠진 선거전
[앵커]
13일 간의 선거운동 기간 후보들은 '부동산 문제 해결' 등을 시급한 과제로 떠안고 야심차게 선거전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각 지역의 부동산 현안이나 정책보다는, 상대 후보의 부동산 의혹을 파고들며 공방전을 벌이기 바빴습니다.
결국 시민들의 기억 속엔 네거티브 공방전과 진흙탕 싸움만 남게 됐다는 지적인데요,
박현우 기자입니다.
[기자]
각각 범여권과 범야권 단일화를 거쳐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맞붙게 된 박영선, 오세훈 후보.
'합니다 박영선'과 '첫날부터 능숙하게'라는 구호 아래 '정책 대결'을 다짐하며 선거전에 뛰어들었습니다.
"이제 서울시민을 위해 그동안 축적했던 경험을 온 몸을 다바쳐서 헌신하겠습니다. 여러분"
"서울시 전체가 고루고루 삶의 질을 느끼는 그런 미래 도시 반드시 만들어 내겠습니다. 도와주십쇼"
후보와 캠프뿐만 아니라 당 내 모든 인력과 조직을 총동원한 총력전이 벌어졌는데,
여권은 이른바 '반성·읍소'전략을 펴며 지지를 호소했고, 야권은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습니다.
"저희들의 부족함을 꾸짖으시되, 지금의 아픔을 전화위복으로 만들려는 저희들의 혁신 노력마저 버리지는 말아주시길…"
"이번 선거, 심판입니다. 전임 박원순 시장, 그리고 문재인 정권 심판하는 선거입니다. 동의하시죠?"
예기치 못한 돌발변수도 터져나왔습니다.
여권 인사들의 과거 임대차 3법 시행을 앞둔 '전셋값 인상'은 성난 부동산 민심에 또 다시 기름을 부어 여권의 악재로 작용했고,
내곡동 땅 의혹과 관련한 '생태탕 집 주인의 증언', 토론회 과정에서의 '용산 참사' 발언 등은 오 후보에게 생채기를 냈습니다.
선거전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두 후보 간 토론회,, 박영선, 오세훈 후보는 13일 간 총 3차례의 토론회에서 맞붙었는데, 토론회 이후 쏟아진 언론 보도는 온통 '내곡동'으로 도배됐습니다.
"수사기관에서 (내곡동 땅 관련)문제를 제기했던 모든 분들이 함께 정정당당하게 수사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지금 이것은 협박하는 것입니다. 수사 운운하는 이런 발언은… 흥분하시는 것 같은데 조금 참아주시구요. 거짓말 콤플렉스가 생긴 것 같아요."
"거짓말 프레임의 도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권의 '내곡동 땅 의혹' 제기에 오 후보 측도 박 후보의 '도쿄 아파트' 관련 공세로 맞불을 놓으면서, 결국 '부동산 네거티브 공방전'으로 흐른 선거전,,
소셜 빅데이터 분석기업 '썸트렌드'를 통해 최근 한 달 간 두 후보 사이의 연관어 3개를 추리면, 서울, 시장, 내곡동이 마지막에 남는다는 결과는, 서울시민 입장에서 씁쓸하기도 합니다.
"이겨야 됩니다. 내가 생존해야 되는, 선거라고 하는 무시무시한 경쟁의 과정에서 양쪽 다 상대방의 흠결을 파고드는, 아마 국민들의 뇌리에는 '도쿄 영선', '내곡동 오세훈' 이런 것만 남아있는 흑색선전과 네거티브가 그 어느때보다 강했다…"
아쉬움을 남긴 채 재보궐선거전은 마무리 됐습니다. 하지만 선거는 반복해서 치러지고, 기억은 축적되며, 유권자들은 점점 더 스마트해지고 있다는 점을 정치권은 되새길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연합뉴스TV 박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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