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혼인건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예상하시겠지만, 코로나19로 결혼식이 어려워졌고 경제난도 문제라는 분석입니다.
안건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30대 직장인 A씨.
결혼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30대 직장인 A씨(지난해 코로나19로 결혼 연기)]
"처음엔 크게 생각지 않았다가 점점 확진자가 늘면서 막막했죠. 8월 말 예정이었는데 '못할 수도 있겠다' 어쩌지?"
"하객들도 결혼식 하는 거냐고 물어보니 더 미안했고 결혼이 실례일 것 같아 미루는 게 낫겠다."
(저 아파트 아세요?)
"꿈의 아파트죠. 신혼부부에게는."
결혼을 준비하며 신혼집 구하는 것도 큰 장벽이었습니다.
(이런 아파트 보면 한때 집 구하러 다닌 사람으로서 어떤 생각?)
"수도권에 우리 두 사람 살만한 곳 찾는 게 쉽지 않다."
(지금 결혼 준비하는 친구들은?)
"한 번도 쉽게 '나 집 구했다'는 친구는 없었던 것 같아요. 우리 살 곳 진짜 없는 것 같다. (막대기 꽂을 곳도) 없다. 전세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서."
A씨처럼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한 사람이 늘면서 지난해 혼인 건수는 재작년보다 10% 넘게 쪼그라든 상황.
1980년대만 해도 40만 건이 넘었던 혼인 건수가 매년 곤두박질치더니 이제는 반 토막 나 20만 건도 위협할 만큼 역대 최악의 혼인 절벽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김수영/통계청 인구동향과장]
"코로나로 결혼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경우가 많았고, 주거비·고용 등 결혼 관련 경제적 여건이 변해 혼인이 크게 감소…"
경제적 여건으로 연애와 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삼포세대'도 급증하는 추세.
[이삼식/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
"우리나라의 경우, (아이가) 98.5%가 법률혼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출생아가 줄어드는 속도가 더 가팔라질 수 있거든요."
혼인 급감이 코로나19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안건우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추진엽
영상편집: 변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