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 청구한 유족들, 무죄 선고 후 감격
"영혼 대신해 목례"…한 유족 대표 재판부에 감사
재판부 "무죄 선고로 덧씌워진 굴레 벗겨지길"


제주 4·3 당시 수형 행방불명인 333명에 대한 재심 재판이 어제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렸습니다.

당시 군사재판을 받아 수형 생활을 하거나 사형당해 시신을 찾지 못한 피해자들인데요.

재판부가 전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관련 내용 알아봅니다.

어제 재심 재판에서 333명 전원 무죄가 선고됐어요, 유족들 감회가 남달랐겠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재판부가 333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선고 직후 유족들이 상당히 기뻐했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분들도 많았는데요.

지난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느꼈을 불안감과 억눌렸던 감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한 유족 대표는 선고 직후 영혼들을 대신해 목례를 한다며 재판부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무죄 선고로 피고인과 유족들에게 덧씌워진 굴레가 벗겨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는데요.

저승에 있는 피고인들도 이제는 오른쪽 왼쪽 따지지 않고 정을 나누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도 했습니다.

어제 재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수형 행방불명인들은 4·3 당시 불법 군사 재판을 받아 수형 생활을 하거나 사형돼 시신을 찾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유족들이 지난해 2월 333명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고 1년여 만에 무죄를 받았습니다.

재심 재판은 20건의 사건으로 나누어 1사건 당 20여 분씩 진행돼 오후 늦게 마무리됐고 이례적으로 언론에 촬영이 허용됐습니다.

생존 수형인 2명도 재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333명이 무죄를 선고받았는데 4·3 당시 군사재판으로 수형 생활을 한 희생자가 2,500여 명에 이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4·3 당시인 1948년 12월과 1949년 6월에서 7월 두 차례에 걸쳐 제주도민 2,530명이 군사재판을 받았는데요.

제주에서 총살되거나 전국 각지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중 병사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앞서 여러 재심 재판에서 확인됐지만 당시 군사재판은 절차적 타당성이 없고 재판 형식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불법 재판이었습니다.

양민들을 영장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끌고 가 불법 구금한 뒤 형을 집행해 최소한의 적법 절차도 준수되지 않았던 게 인정됐습니다.

당시 군사재판 희생자에 대한 기...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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