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풍향계] '조카의난' 박찬구…'커머스 집중' 이해진
[앵커]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는 'CEO 풍향계' 시간입니다.
형제의 난을 경험한 지 10년 만에 이번에는 조카의 반기를 만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엔터에서 커머스까지 발을 넓히고 있는 이해진 네이버 GIO의 소식을 배삼진, 한지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금호리조트를 인수해 금호가 재건을 꿈꾸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조카가 반기를 들었습니다.
10년 전 형제의 난이 도돌이표 된 느낌입니다.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철완 상무가 박 회장을 상대로 지분 공동보유와 특수관계를 해소한다고 공시한 겁니다.
박 상무가 작은아버지와 결별하고 사실상 독자 행동에 나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습니다.
박 상무는 금호석화 지분 10%를 가지고 있고, 박 회장 측이 14.8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견 건설업체인 IS동서가 금호석화 지분 3~4% 사들인 것도 박 상무와의 작품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과 해임을 두고 표 대결이 예상되는데요.
지난해 7월 정기인사에서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지만, 박 상무는 제외됐습니다.
승계 구도가 기울어져 더이상 희망이 없다고 본 것이겠죠.
피보다 진한 경영권, 결국 돌고 돌아 여기까지 왔는데, 박 회장은 엉킨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낼까요.
네이버의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경영 전면에 한 걸음 물러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GIO가 그린 그림일까요.
지분 인수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웹툰과 엔터, 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있죠.
최근에는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의 팬 플랫폼인 '위버스'를 운영하는 비엔엑스 지분을 취득하면서 주가가 더 올랐습니다.
커머스 분야에서는 CJ대한통운에 이어 신세계그룹과의 사업 확장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직접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만났습니다.
온라인 유통업의 최대 강자인 네이버, 지난해 매출이 29조 원으로 우리나라 1위인데, 요즘 쿠팡이 턱밑까지 추격해 왔습니다.
네이버가 못하는 부분이 바로 신선식품 새벽 배송입니다.
정 부회장을 만나 신세계그룹이 운영 중인 전국 160여 개 매장을 활용해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쿠팡이 나스닥에 상장되면 경쟁의 판도는 달라지는 만큼 이 GIO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재계 맏형으로 통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대한상의 회장으로 추대됐습니다.
최 회장은 곧바로 수락했습니다.
상의와 국가 경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주창해왔고, 4대 그룹 총수들의 모임에서 맏형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최 회장이 진작부터 적임자로 거론돼 왔습니다.
당장 만만치 않은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논란이 큰 기업규제3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은 물론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중소 중견 기업들의 생존 해법도 찾아야 합니다.
최 회장이 갈등의 해결자이자 조정자로서 중심에서 정치권과 노동계와 어떻게 문제를 조율할지 과제인데요.
최근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에서 성과급 논란이 제기되자 본인의 연봉을 반납해 지급하기로 했는데요.
책임 있는 자세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생색내기라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답을 찾는 건 쉽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구현모 KT대표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이른바 ABC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로보틱스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데니스 홍 미 UCLA 교수를 자문으로 영입했고, 인공지능 딥러닝과 AI 영상인식 전문가인 한보형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도 자문으로 위촉했습니다.
아울러 80년대생인 배순민 박사를 AI2XL 연구소장에, 이상호 상무를 AI로봇사업단장에 선임했습니다.
신설조직은 AI2XL연구소는 KT의 AI 총괄부서로 AI 분야에서의 성장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ABC 영역에서 일류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구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겁니다.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로봇 기술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KT의 장점인 이동통신과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구가 되기 때문인데요.
생활밀착형 로봇과 AI반려로봇은 물론 AI호텔 시장까지 겨냥하고 있다는데, 이제 KT가 인공지능 로봇회사가 되는 건가요.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대감도 높지만, 미중 무역 갈등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우리 기업들의 한숨 소리가 들립니다.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지혜롭게 이겨낼 방법을 찾으면 되겠죠.
이번 주 CEO 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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