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로 떠난 후에야 출생이 입증된 안타까운 아이도 있었습니다.
엄마에 의해 여덟 살 아이가 숨졌는데, 출생신고는 물론 8년 동안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한 번 다녀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조현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관문에 노란색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습니다.
초인종 밑엔 신생아가 자고 있어 문을 두들겨 달라는 종이가 붙어 있습니다.
지난 15일, 출생신고가 돼 있지 않은 여덟살 여자 아이가 숨진 채 발견된 곳입니다.
엄마는 생활고를 이유로 지난 8일 아이를 살해한 뒤 일주일 간 방치하다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엄마는 구속됐고, 헤어져 살던 아빠는 경찰 조사 후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조현진 / 기자]
"아이와 엄마는 주변과 왕래를 하지 않았는데요. 이웃들도 이들 모녀의 존재를 알지 못했습니다."
[이웃 주민]
"젊은 여자들이 (동네로 이사) 와서 인사하고 (그러면) 아는데, (아이를 살해한 엄마는) 우리한테 아는 척도 안해서 누군지 몰라."
[이웃 주민]
"자세히는 (모녀를) 몰라. (보신 적 없으시죠? 그 엄마랑 애기랑?)확실히 안 봐서 우리는 몰라…"
모녀는 3년 전 이 곳으로 이사를 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입 신고를 안했고 기초생활수급 대상도 아니어서 주민센터의 모니터링 대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아이는 8년 넘게 의료보험 혜택은 물론 학교 입학 같은 기본적인 권리도 누리지 못했습니다.
숨진 뒤에야 세상에 드러난 아이는 마지막 길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출생신고가 안돼 있으니 정상적인 사망신고도 할 수 없는 상황, 경찰은 고심 끝에 신분이 불명확한 무연고자로 사망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그나마 아빠의 가족들이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채널A 뉴스 조현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이영재
영상편집 : 강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