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태풍이 미국 산불 키웠다
기후변화로 인한 '나비효과'
아파트 외벽이 떨어져 나가고 신호등과 중앙분리대가 힘없이 쓰러집니다.
지난해 8월 태풍 '바비'를 시작으로 초속 40m의 강풍을 동반한 '마이삭'과 '하이선'이 연이어 한반도를 강타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공교롭게 미국 서부에선 거대한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서울 면적의 20배를 잿더미로 만든 최악의 산불로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을 집어 삼킨 두 개의 자연재해 사이 뜻밖의 연결 고리가 발견됐습니다.
한반도를 지나간 3개 태풍이 북반구를 가로지르는 기류에 변화를 일으켜 미국 북서쪽에 예상치 못한 강한 고기압을 형성합니다,
이 고기압으로 북에서 남쪽으로 흐르던 미국 서부의 바람이 동에서 서로 방향이 바뀌면서 거대 산맥을 타고 지나가게 됩니다.
때문에, 산림이 바짝 건조해졌고 사상 최악의 산불로 이어졌습니다.
[윤진호 교수 /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 '푄 현상'이라는, 바람이 산비탈을 타고 내려오면서 바람 자체가 굉장히 건조하고 따뜻한 바람이 됩니다.]
결국, 기후변화로 인해 각국이 맞닥뜨리는 자연재해가 더는 한 나라만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셈입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대학 연구팀이 함께 참여했고, 결과는 지구과학 분야 유명 학술지에 게재됐습니다.
취재기자 : 이혜리
영상편집 : 황유민
그래픽 : 박유동
자막뉴스 : 육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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