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뉴스] 재심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 씨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이 오늘 열렸습니다.

사건 발생 32년 만에 뒤늦게 진실이 밝혀진 겁니다.

오늘의 그래픽 뉴스, 입니다.

1988년 9월 경기도 화성에서 중학생 박모 양이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사건.

범인으로 검거된 윤성여 씨는 20년간 옥살이를 해야 했지만, 지난해 연쇄살인범 이춘재가 범행을 자백하면서 이 사건은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8차 사건으로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윤씨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오늘 결심 공판에서 법원은, "옥고 치른 윤성여 씨에 사법부 구성원으로서 사과"한다며 윤성여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윤씨처럼 억울한 옥살이를 한 뒤 뒤늦게 무고로 밝혀진 사건, 안타깝게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누명을 쓰고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은, 3심제에 따라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을 받은 이후라도 '재심'을 청구해 억울함을 구제받을 수 있는데요.

영화 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던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이 대표적입니다.

40대 택시 기사가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

경찰은 당시 15살인 최모 씨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정황증거와 진술만으로 진행된 재판을 거쳐 최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최씨는 출소 이후 재심을 청구했고 2016년 11월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는데요.

최씨가 복역 중이던 2003년 진범을 체포해 자백까지 받아냈지만, 검찰이 물증이 없다면서 기소하지 않은 게 밝혀지면서 공분이 일기도 했습니다.

정치적인 이유로 억울하게 옥살이 한 경우도 있습니다.

1948년 제주 4·3 사건 당시 스무 살 나이에 영문도 모른 채 경찰에 끌려가 남로당 가입을 자백하라는 강요를 받은 뒤, 내란죄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던 김두황 할아버지.

지난 7일 재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는데요.

70년이 넘도록 자신의 죄명조차 몰랐던 김 할아버지는 93세 나이에 뒤늦게 받은 무죄 판결에, 두 팔 벌려 만세를 외쳤습니다.

부실한 수사와 강압적인 자백 강요.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의 잘못된 판단은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는데요.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형사 1심이 재심청구를 기각한 비율은 64.5%. 재심 청구자 셋 중 한 명 정도만 재심의 기회를 얻을 만큼 재심 절차는 매우 까다롭고 가능하더라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법원으로부터 재심 개시 결정을 보다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인데요.

그보다 먼저, 무고한 사람이 죄를 뒤집어쓰는 일이 없도록 수사나 판결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겠죠.

억울한 옥살이로 수십 년을 허비하고 삶이 피폐해진 이들에게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것" 수사와 사법당국이 꼭 명심해야 할 말입니다.

지금까지 그래픽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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