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수장이 궁지에 몰리면서, 일선 검사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내부 온라인망에 글을 쓰는 수준을 넘어 부산에서 첫 평검사 회의가 개최됐습니다.
구자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평검사들의 집단 반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평검사 회의 개최 여부를 놓고 오늘부터 지방검찰청별 의견수렴 절차가 시작된 겁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첫 평검사 회의를 개최했고, 사법연수원 34기 이하 대검 검찰연구관들도 오늘 오후 회의를 열어 법무부 장관의 처분은 위법하고 부당하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평검사 회의는 지난 2013년 이후 7년만이고, 검찰 역사상 7번째 입니다.
2013년에는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이 사생활 문제로 사퇴하자 평검사들이 모여 사퇴 반대 성명을 냈습니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도 추 장관 조치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는 "검찰 개혁의 이름을 참칭한 추 장관의 정치적 폭거를 역사 앞에 고발하겠다"고 적었습니다.
이 검사는 지난달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비판했다가 여권으로부터 수사 이력을 공격받기도 했습니다.
이 검사 글에는 "검찰개혁은 구색 맞추기일 뿐"이라거나 "일부러 과다하고 부정적 언어로 포장해 발표했다"는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또 다른 검사는 "집권세력이 비난하는 수사를 하면 언제든지 검찰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검찰총장을 내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습니다.
죽은 사람을 애도하기 위해 치는 종을 언급하며 검찰이 처한 상황을 지적한 검사도 있었습니다.
검찰 일각에서는 검사들의 집단 반발이 자칫 '윤 총장 지키기'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일부 검찰 고위 간부들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향후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 조성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