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섬 개발 갈등…"강제이주 안돼" vs "불법 거주"
[앵커]
경남 거제시 동쪽에는 지심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동백꽃이 많이 자라 '동백섬'으로 더 유명한 이 섬을 거제시가 관광지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려 하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고휘훈 기자입니다.
[기자]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음 심(心)자를 닮았다 해 '지심도'라고 불리는 섬.
섬의 70%에 동백나무가 자라서, 봄이 되면 섬 대부분이 동백꽃으로 뒤덮여 매년 16만 명이 다녀가는 명승지입니다.
그런데 최근 섬 주민과 거제시 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거제시가 지심도를 명품 테마 관광지로 조성하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섬에 사는 주민들을 이주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게 된 겁니다.
23가구, 36명의 주민들은 갑자기 섬을 떠나야 한다는 소식에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급기야 국민권익위가 지난 8월 중재에 나서기도 했지만, 양측이 만족할 만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거제시가 주민 의견을 듣는 공청회를 마련했지만, 갈등은 여전했습니다.
"우리 지심도도 거제 시민인데, 거제 시민의 일원으로 생각을 해서 똑같이 지심도 주민한테도 삶의 질과 행복추구권을…"
거제시는 '강제이주'를 추진하고 있진 않다면서도 섬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의 상황은 위법 여지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섬 소유권이 국방부에서 거제시로 넘어간 상태인데 주민들이 건축물 등기만 하고 생활하는 과정에서 불법 증·개축, 무허가 영업 같은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거제시 관계자는 "해당 지역이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해있기 때문에 자연공원법뿐만 아니라 공유재산법 등 관련법에 비춰봐도 주민들이 거주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오랜 기간 주민들이 섬에서 거주했던 만큼 이번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 등을 반영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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