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분양가 심사 제도로 분양가를 강제로 낮췄지만, 완공 이후에는 집값이 모두 2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싸게 받은 분양으로 많은 시세차익을 얻는 '로또 청약'이 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겁니다.
한연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4천여 세대 규모 아파트의 견본 주택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대단지인 데다 입지가 좋다는 평가까지 받아, 인기가 높았습니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17년 당시, 고분양가 심사 후 3.3㎡에 2,346만 원으로 분양됐지만, 지난 2월엔 4,725만 원으로 2배가량 뛰었습니다.
분양가가 주변보다 지나치게 높을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보증을 거절하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통제하는 '고분양가 심사'.
높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끌어올린다는 지적에, 인위적으로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됐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이 집값을 낮추는 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분양가 심사를 적용한 단지 가운데 완공된 8개 단지 시세 조사해봤더니 모두 분양가보다 2배 가까이 상승한 겁니다.
서울 보라매의 A 아파트는 2017년 5월 당시 평당 분양가는 1,946만 원이었는데, 현재 시세는 4,171만 원으로 2.1배나 상승했습니다.
가장 적게 상승한 B 아파트도 평당 3,798만 원에서 6,007만 원으로 1.6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집값을 낮추기는커녕, 청약 당첨이 2배 넘는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는, 로또와 다름없어진다는 우려만 현실화한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 등 분양가를 더 옥죄는 정책이 이어져 청약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회재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지난 7월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이 종료됨에 따라서 서울 25개 구 중 18개 구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또한 로또 분양이 될 우려가 매우 큽니다. 정부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강제로 분양가를 낮춰 서민이 좀 더 낮은 가격으로 분양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지만, 분양가 낮추기로 집값을 잡겠다는 시도가 적절한 것인지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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