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사고가 나도 하청이 아닌 일을 맡긴 원청 기업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이죠.
그래서 구의역 김 군과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 씨 같은 하청 노동자들은 오늘도 위험의 외주화에 내몰려 있습니다.
하청 노동자의 죽음을 막아달라는 노래가 국회에까지 울려 퍼졌습니다.
최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회 본관을 울리는 노래.
"청년이 광염에 사그라졌다. 그 쇳물 쓰지 마라"
지난 2010년 9월, 한 철강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이 용광로에 빠져 숨졌습니다.
시신도 찾지 못한 그를 추모하는 댓글이 노랫말이 됐습니다.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도, 가수 하림 씨도 안타까움을 함께했습니다.
[김미숙 / 故 김용균 씨 어머니 (유튜브 '프로젝트퀘스천') : 모두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그 쇳물 쓰지 말고]
노래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퍼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촉구하는 외침이 됐습니다.
안전조치를 어겨 노동자에게 중대 재해가 발생할 경우 기업에 책임을 물어 위험의 외주화를 막자는 겁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김태년 원내대표도 산업 안전을 힘주어 말했지만,
[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7일) : 해마다 2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산업 현장에서 희생됐습니다. 그런 불행을 이제 막아야 합니다.]
[김태년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5월) : 산업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면 솜방망이 처벌을 바꿔야 합니다.]
불행은 계속되고 있고 여야의 법안 처리도 여전히 불투명하기만 합니다.
결국, 국회 대신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와 수많은 시민이 나섰습니다.
10만 명 국민청원이 간신히 법안을 국회 소관 상임위까지 올려놨습니다.
하지만 국회가 눈 감고 귀를 닫은 사이, 태안화력발전소에서는 또 한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세상을 등졌습니다.
해마다 2천4백여 명이 노동현장에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하루에 7명에 가까운 노동자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 쇳물 쓰지 말라는 간절한 호소가 여전히 이곳, 국회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YTN 최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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