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즘] 코로나로 달라지는 추석 풍경…성묘도 온라인
코로나19는 이제 우리 삶의 일상이 됐습니다.
그에 따라 3주도 남지 않은 추석 명절 또한 예년과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요.
이번 주 뉴스프리즘에서는 달라지는 추석 풍경과 대목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인들의 고충을 담아봤습니다.
▶ "이번 추석은 각자 집에서"…성묘도 온라인으로
"추석 연휴가 또 다른 재확산의 도화선이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이번 연휴만큼은 이동을 최소화하고 가급적 집에 머무르시면서 휴식의 시간을 갖도록 국민 여러분께 요청드립니다."
추석 민족 대이동을 앞두고 정부는 일찌감치 고향 방문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감염 확산세도 심상치 않은데 무증상 감염자로 인한 집단감염 우려까지 나오기 있기 때문입니다.
명절 때마다 시행해온 고속도로 이용료 면제도 올해는 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이렇게 우려가 커지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맞이하는 추석 풍경도 바뀌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추모시설인 인천가족공원입니다.
추석에는 추모객만 수십만명이 몰리는 곳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이번 추석에는 문을 닫습니다.
대신 온라인으로 성묘를 할 수 있게 했습니다.
미리 신청하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영상으로 봉안시설을 보고 헌화대에 꽃을 올리거나 추모글을 적을 수도 있습니다.
"비대면 성묘 문화를 조성하고 코로나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할 방침입니다. 해외에서 온라인 시스템을 이용하고자 하면 이메일을 보내주시면 담당자가 사용방법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도 이미 언택트 성묘 준비가 한창입니다.
"30% 좀 넘게 방문을 안 하신다고 하고 있거든요. 절반 정도는 이 (온라인)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명절 아니면 힘든 친척들간의 만남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 줄면서 가족간의 유대감이 약화하는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언택트(비접촉·비대면) 사회가 계속 흘러가고 가족간의 유대감이 얇아지면 작은 갈등으로 금방 폭파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몸은 떨어져도 마음은 멀어지지 않도록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연합뉴스TV 최덕재입니다. (
[email protected])
▶ 달라진 추석 선물…'방역세트'에 구독서비스까지
명절선물 인기품목인 각종 통조림, 식용유 선물세트들 사이에 흰색 상품이 눈에 띕니다.
이른바 '방역 선물세트'입니다.
KF94 마스크,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으로 구성됐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방역용품들이 추석선물로 나온 건데, 한 대형마트에서는 이미 1,500 세트가 팔렸습니다.
"선물세트라는 게 보통 사용하지 않고 집 안에서 공간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방역을 위한 정부의 귀성자제 요청에 선물을 택한 소비자들이 늘면서 극심한 불경기에도 추석 선물시장은 오히려 커졌습니다.
주요 백화점들의 추석선물 예약 판매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증가폭이 최고 60%에 달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줄자 온라인 전용 추석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70% 늘린 한 백화점은 이들 온라인 전용세트가 지난해의 1.5배나 팔렸습니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비대면 쇼핑 수요가 커지며 선물 선호도도 달라졌습니다.
한 온라인쇼핑몰이 이용자 3,00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절반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온라인 쇼핑용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콘 같은 'e쿠폰'을 꼽았습니다.
외출을 삼가다보니 일회성 상품 대신 정기적으로 배달받을 수 있는 이른바 '구독 경제' 상품들도 선물세트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한 백화점은 축산·과일 상품들을 다달이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내놨습니다.
"귀성하는 고객님들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또 모이는 고객님들도 집에 모이는 사람들이 적어지니까 작은 용량으로 여러번에 나눠서 원하는 때에 나중에 찾아갈 수 있게끔…"
유통업계는 또 부정청탁금지법 상 선물 상한액이 농축산물에 한해 20만원으로 두 배가 되자 이 금액대 상품도 늘리고 나섰습니다.
코로나19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명절과 선물의 풍속도도 이렇게 바꿔놓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동훈입니다.
▶ "추석 대목은 무슨…" 한숨만 늘어난 상인들
1년 전, 추석을 앞둔 서울 망원시장 모습입니다.
추석 장보기에 나선 인파가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마스크를 쓴 사람은 한 명도 찾기 어렵습니다.
코로나19가 얼마나 많은 일상을 바꿨는지를 보여주는 한 장면입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추석을 앞둔 건 같아도 분위기는 굉장히 다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곳을 찾는 발걸음은 급격히 줄었습니다.
대목을 앞두고도 걱정에 빠진 상인들을 만나보겠습니다.
"동네 사람들 갖고는 매상이 많이 떨어지죠. 보통 아무리 못해도 20~30% 이상은 빠지는 거지."
11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 광장시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점심시간이지만 시장 안엔 손님은 드물고 상인들 목소리만 가득합니다.
일찌감치 명절 대목을 포기하고 휴가를 떠난 점포도 있습니다.
"올해 추석은 아마도 예년에 비교해서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리라 생각하고… 이번 추석을 기해서라도 우리 시장만큼은 안전하니까 찾아주십사하고 간곡히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부가 빚까지 내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금 지급에 나섰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정부에서 지원금 주시는 것은 감사하고 고맙지만, 그 지원금을 우리 상인들에게 주는 것은 큰 혜택은 보지 못해요. 한 번에 몇십만원 주고 그건 빈 독에 물 붓기 식하고 똑같아요."
상인들도 갖가지 아이디어로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