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불사하겠다"…물난리에 전 재산 잃은 장어양식장 시름
[앵커]
일주일 전 남부지방에서 발생한 최악의 물난리 때 섬진강 인근 장어 양식장들이 쑥대밭이 됐습니다.
양식장마다 피해액이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하는데요.
피해 어가들은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김경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장어를 양식하는 비닐하우스가 엿가락처럼 휘고 주저앉았습니다.
양식장 안에는 어른 팔뚝만 한 장어들이 죽은 채 진흙과 뒤섞여 있습니다.
지난 8일 섬진강 제방이 연이어 무너지면서 강물이 양식장을 집어삼켰습니다.
수조안에 있던 장어들은 상당수 떠내려갔고, 남은 장어들도 흙탕물 속에서 폐사했습니다.
"뭐 울 수도 없고, 계속 울음만 나오는 데 참고. 이번에는 댐 2곳에서 한꺼번에 (방류량을) 늘려버리니까 이런 문제가…"
인근 양식장의 사정은 더 심각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침수 피해를 입은 양식장은 온갖 집기류들이 널브러져 아수라장이 됐는데요.
물이 한때 가득 차오르면서 가건물이 천정까지 올라가 있는 상황입니다.
죽은 장어를 치우는 작업이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텅텅 빈 수조는 뒤틀리고, 바닥은 쩍쩍 갈라졌습니다.
수년간 축적해온 장어 관련 연구 기록도 이번 물난리에 모두 날아갔습니다.
"모두 해서 100억에서 120억원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는데, 복구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암담한 상황입니다."
이번 물난리에 전남과 전북에서 피해를 본 장어 양식장은 모두 8곳.
피해액은 적게 잡아도 30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합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지원 예상 금액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
어민들은 한국수자원공사 등을 상대로 소송도 불사할 계획입니다.
"너희들은 죽어버려라. 댐 문 열어버린 것 아닙니까? (전남)도, 수자원공사, 익산국토관리청이 서로 핑계만 미루고 있으니까, 우리들은 소송이라도 불사해야지. 우리 전 재산이 다 날아갔는데 어떻게 합니까?"
사실상 전 재산을 잃다시피 한 농민과 어민들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입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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