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밤 9시쯤, 연세대학교 3학년 여학생 A 씨는 모르는 번호로 문자를 받았습니다.
A 씨의 이름을 친근하게 부르면서 대뜸 본인을 아느냐고 묻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더니 새벽 1시쯤, 같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박지석(가명) / 대학교 전화남 : 아까 문자 보냈던 사람인데요. 저도 16학번인데, 같은 동기인데 편하게 친구처럼 지내요.]
전화를 건 남성은 연세대 화학과를 나온 7급 공무원이라고 소개하면서 연락하고 지내자고 말했습니다.
[박지석(가명) / 대학교 전화남 : 저는 7급(공무원)이거든요. 저는 화학과 나왔는데, 예전에 연세대 응원단 했어요. 저를 아마 보셨을 거예요.]
이런 연락을 받은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과 여학생 10여 명이 같은 번호로 문자와 전화를 받은 겁니다.
[연세대 3학년 학생 A : 많은 여자 학우들이 불안해하고 있어서…. (전화번호가 유출된) 경로를 모르니까…. 학교생활 못 하게 만들겠다는 협박도 했다고 들어서….]
다음 날엔 다른 과 여학생들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이번엔 다른 이름을 대면서 영문과를 나온 공무원이라고 했습니다.
[박준석(가명) / 대학교 전화남 : 전 13학번입니다. 저는 소속감 있어서 연락드린 건데 너무하신 거 아니에요? 저를 경계하시고 저한테 뭐라고 하시잖아요.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연세대생만 당한 건 아니었습니다.
YTN 취재 결과, 지난 5월에는 중앙대 B학과 여학생 10여 명도 연락을 받았습니다.
똑같은 수법이었습니다.
[박믿음 / 중앙대학교 3학년 : 자신을 아는 사람이라고 하라고 강요하는 듯 이야기하니까 당황스럽고 무섭기도 했어요.]
비슷한 시기, 경희대 여대생들도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승준 / 경희대 자율전공학과 학생회장 : 자기가 학교 선배인데 만나자고 했다고 하고요. 이름도 계속 바꿔가면서 사칭하면서 다닌다고 하더라고요.]
YTN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따져도 전화번호가 노출된 여대생은 최소 3개 학교, 140여 명에 달합니다.
피해자들은 전화번호가 학과 인터넷 카페에서 유출됐다고 의심하지만, 번호를 올린 적 없는 여대생들도 연락을 받았습니다.
취재진이 해당 남성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봤더니, 받지 않다가 나중엔 차단했습니다.
"전원이 꺼져있어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며…."
무슨 이유로 이러는 건지, 어디서 어떻게 무더기로...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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