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뺏긴 수요집회…28년 위안부운동 '흔들'
[앵커]
매주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가 28년 만에 처음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습니다.
회계누락 등 정의기억연대를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자 수요집회를 막으려는 보수단체가 그 자리에 먼저 집회신고를 했기 때문입니다.
정다예 기자입니다.
[기자]
수요집회엔 소녀상이 함께했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코로나19 여파에 소규모로 진행될 때도 수요일 오후를 함께 맞았습니다.
2011년, 1000번째 집회를 기념해 만들어진 소녀상은 그렇게 위안부운동의 상징이 됐습니다.
"이 평화비를 통해서 할머니들이 걸어왔던 당당한 역사, 평화의 행진이 기억되고, 사람들에게 소중한 가치로 남을 수 있도록…"
하지만 이번주부터 소녀상은 사뭇 다른 광경을 보게 됩니다.
보수단체가 7월 중순까지 옛 일본대사관 앞을 선점하면서, 정의기억연대가 자리를 뺏기게 된 겁니다.
"돈도 그렇게 불투명하게 써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당사자인 할머니들에게도 얼마나 큰 아픔을 줬어요. 윤미향 씨가 국회의원직 사퇴할 때까지 (집회신고) 할 거예요."
여태 근처에서 야유를 하거나 '맞불집회'를 여는 사람은 있었지만 아예 장소를 뺏는 건 운동 28년 만에 처음입니다.
정의연 측은 "자유연대가 밤을 새워가며 집회 신고를 한다고 들었는데, 정의연은 그럴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정의연은 평화의 소녀상에서 10m쯤 떨어진 이곳에서 시위를 이어갑니다.
경찰은 당분간은 충돌을 대비해 두 집회 사이에 완충지대를 만드는 등 현장을 통제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TV 정다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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