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키워드] 개성공단
이번에 폭파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북한의 개성공단 안에 위치해 있었는데요.
북한은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이어 개성에 군부대를 다시 주둔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남북관계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된 가운데, 4년째 중단돼온 개성공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의 한반도 키워드, 입니다.
서울에서 직선거리가 불과 39킬로미터, 북한군 병력과 장비가 서울까지 최단 시간에 진격할 수 있는 만큼 개성은 과거, 북한의 군사 요충지에 속했는데요.
개성에는 원래 북한군 2군단 예하 6사단 등 군 부대가 배치돼 있었습니다.
"개성공업지구의 넓은 지역을 군사지역으로 다시 차지하고 서울을 더 바투 겨눌 수 있게 되며…"
군대가 후방으로 물러난 건 2004년 개성공단이 들어서면서입니다.
개성공단은 지난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에 따라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인력과 토지를 결합한다는 구상으로 시작됐는데요.
2004년 일명 '통일 냄비'라 불리는 첫 제품이 생산됐고, 이후 개성공단에서는 5만 5천여 명의 북측 노동자와 천여 명의 남측 노동자가 함께 일했습니다.
10년 만에 누적 생산액 30억 달러를 돌파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던 것 같지만, 사실 개성공단은 남북관계가 얼어붙을 때마다 부침을 거듭해왔습니다.
육로통행이 차단되거나 체류 인원 제한, 신규 투자 불허 같은 조치가 반복된 건데요.
하지만 2006년 1차 핵실험을 비롯해 2010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사건에도 개성공단은 멈추지 않고 가동됐습니다.
위기 속에서도 한반도 평화의 마지막 보루로 그 역할을 해온 겁니다.
그러다 2016년 2월, 남과 북은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과 폐쇄를 각각 선언합니다.
"우리 정부는 더 이상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 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개성공업지구를 폐쇄하고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한다. 모든 남측 인원들을 전원 추방한다. 남측 기업과 관계 기관의 모든 자산을 전면 동결한다."
이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지 나흘 만에 벌어진 일인데요.
120여 입주기업들은 공장 설비와 자재 등을 남겨둔 채 개성공단에서 추방됐습니다.
이후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는 날만 기다려 왔는데요.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에,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내용이 포함되자 공단 정상화가 눈앞에 왔다며 환호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경협 그리고 개성공단의 정상화가 적극 추진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개성공단 재가동이 현실화되는듯했습니다.
하지만, 북미협상 교착속에 재가동은 차일피일 미뤄져왔고, 급기야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기대는 한순간에 무너져버렸습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은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를 통해 개성에 군 부대를 재배치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에 이 지역 방어임무를 수행할 연대급 부대들과 필요한 화력구분대들을 전개하게 될 것이다."
이같은 발언에, 일각에선 개성 일대에 방사포 부대가 배치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적지 않은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우리 군 당국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입니다.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벌인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24시간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는 건데요.
군은 아직까지 개성공단에 북한군 투입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군 재배치 선언까지,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애가 탈 뿐입니다.
"북한은 사태 악화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상징적인 장소가 무너진다고 하니까 저희들로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그런 기분입니다."
부침을 거듭하며 남북 평화와 협력을 상징해온 개성공단.
군사 대결의 장으로 후퇴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한반도 키워드, 오늘은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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