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것 때문에 피곤했는데, 다른 분들도 그러셨군요.
코로나 19 사태가 다섯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재난문자가 하루에도 몇 번씩 쉴 새 없이 울리고 있죠.
처음에야 깜짝 놀라 살펴봤지만 자꾸만 둔감해지거나, 아예 알람을 꺼놓고 싶다는 분도 많습니다.
아직은 그러면 안 되는데 말이죠. 유승진 기자가 시민들 속마음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경고음]
"삐, 삐."
재난문자가 전송될 때 울리는 스마트폰 경고음입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지난 한 달 사이 재난문자는 2400통 넘게 발송됐습니다. 기상 정보 중심으로 29건 울렸던 지난 해 같은 기간 재난문자수의 80배가 넘습니다.
시민들이 꼭 알고 싶어하는 확진자 경로 등의 정보도 있지만, "추가 확진자가 없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손 씻기나 마스크 착용, 술잔 돌리지 않기 등 기본적인 예방수칙까지 재난문자음과 함께 반복적으로 전송됩니다.
[유정민 / 경기 남양주시]
"예전에는 재난문자가 오면 '확진자가 생겼나보다'하는 놀라는 마음으로 문자를 봤는데… (이제는) 오히려 코로나에 대한 걱정 같은 게 사라지는 거 같아요, 너무 자주 보내다보니까."
포털 사이트에서 '재난문자'를 검색하면 '재난문자 차단', '끄기'가 관련 검색어로 가장 먼저 나옵니다. 알람을 차단하는 방법을 찾는 시민들이 많다는 겁니다.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기지국에서 자동 발송되다 보니, 거주지와 상관없는 지역의 문자도 받게 됩니다.
[이화진 / 인천 서구]
"필요한 내용이지만, 굳이 살지 않는 먼 곳에서 있는 그런 정보까지 나한테 와야 하나 생각을…"
[정영인 / 대전 중구]
"엄청 늦게 밤에 올 때도 있어요. 밤에 안 보내고 다음 날에 보내도 될 것 같은데 굳이 밤에 보내니까…"
지금처럼 사소한 정보까지 문자로 받는게 좋다는 목소리도 적진 않습니다.
[강채원 / 서울 성동구]
"재난문자를 계속 보내는 데는 이유가 있고… 손 씻기나 마스크 쓰기도 계속 생활화 해야하기 때문에 지금 상황으로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난안전 총괄부처인 행정안전부는 긴급문자를 전송하는 각 지방자치단체에게 중복된 내용 전송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가 보내는 재난문자에 별도 지출이 발생하지 않지만 시민들의 긴장이 풀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선 과도한 재난문자 전송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찬우
영상편집 :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