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선언 20주년…北 대남위협에 한반도 초긴장

[앵커]

오늘은 6·15 남북공동선언 채택 2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남북 화해·협력의 문을 연 역사적인 기념일이지만, 현재의 남북 관계 상황은 암울하기만 합니다.

강화도 평화전망대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방준혁 기자.

[기자]

네. 인천 강화도 최북단 평화전망대에 나와 있습니다.

제 뒤로 북한 땅이 내려다 보이는데요.

해안가를 따라 북한군 초소가 배치돼있고, 저 멀리 북한 주민들이 농사를 짓는 논밭도 보입니다.

아직까지 북한쪽에서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인데요.

하지만 그제 밤에 발표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위협 담화로 이곳 접경지역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북한은 오늘 6·15와 관련해 어떠한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는데요.

대남압박 공세를 높이는 분위기에서 6·15 선언을 부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북한은 오늘도 남쪽을 향해 비난과 위협 발언을 쏟아냈는데요.

노동신문은 "남조선 당국의 은폐된 적대 정책과 무능한 처사로 남북관계가 완전히 풍비박산 나고 최악의 긴장 상태가 조성됐다"며 "서릿발치는 보복 행동은 끝장을 볼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특히 북한군이 격앙된 주민의 원한을 풀어줄 단호한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며 군사적 도발이 임박했음을 예고했습니다.

[앵커]

정부가 오늘 기념행사를 개최하는데, 통일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네, 지난 4월까지 6·15 공동선언 20주년 행사를 북한과 공동으로 개최하려고 했던 정부는 지난달 공동 행사 계획을 취소했는데요, 최근 남북관계 급랭 분위기에서 정부가 오늘 개최하는 우리측 자체 기념행사도 차분하게 치르려는 분위기입니다.

통일부는 서울시·경기도와 함께 오늘 오후 5시 30분부터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기념 만찬과 기념식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이 참석하는데요, 통일부는 당초 기자단의 행사 취재를 허용했다가 어제 오후, 언론의 현장 취재는 어렵다고 공지했습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6·15 선언 20주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6·15 선언을 비롯한 남북 간 합의를 준수하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북한이 군사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우리 군도 대북 감시태세를 한층 강화했다고 하는데, 이 내용도 전해주시죠.

[기자]

네, 군 당국은 대남 군사도발을 시사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 이후 최전방의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소식통은 "최전방을 비롯해 공중과 해상에서 감시자산을 동원해 북한군 동향을 밀착 감시하고 있다"며 "특히 접적 지역에서 북한군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주한미군도 어제와 그제에 이어 오늘도 정찰기를 출동해 대북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군 관계자는 "비무장지대 북한군 감시초소와 서해안 해안포 진지 등에서는 현재까지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강화 평화전망대에서 연합뉴스TV 방준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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