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책 들고 성지 찾고…트럼프, 종교서 시위 해법 찾나
[앵커]
백악관 인근 교회를 찾아 인증샷을 찍고 성경책을 들어올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천주교 성지를 찾았습니다.
종교를 이용해 흑인 사망 시위 난국을 돌파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각계에서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이봉석 기자입니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백악관 인근의 천주교 성지를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헌정된 시설로,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교황의 동상 앞에서 묵념했습니다.
앞서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세인트존스 교회를 찾은 데 이어 이틀째 종교시설에 간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일 백악관 밖 평화시위가 최루탄으로 진압된 틈을 타 교회로 이동해 사진 촬영 행사를 가졌습니다.
특히 흑인 사망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는 와중에 성경책을 높이 든 모습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를 가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멋지고 안전하게 간직합시다."
일련의 행보는 종교에 기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자신의 주요 지지기반인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결집을 노렸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에 종교계 일각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들 사이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천주교 워싱턴DC 대교구의 대주교는 천주교 성지 방문에 대해 "당혹스럽고 비난할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성경을 들고나와 에둘러 쓴소리를 했습니다.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들을 따라 불길에 부채질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 치유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경을 가끔 펴봤다면 뭔가를 배웠을 것"이라고 비꼬았습니다.
연합뉴스 이봉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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