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전국 130여 곳에 세워진 소녀상 중 하나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일본의 방해 때문이 아니라 국내에서 표절 논란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박건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원 태백시 문화예술회관 시계탑 앞에 파란 천막이 설치돼 있습니다.
천막 안에 평화의 소녀상이 있지만 시민들은 볼 수 없습니다.
지난 9월, 태백시민연대가 시민들의 후원 등을 받아 지역에 거주하는 장윤실 작가 부부에게 제작을 의뢰한 겁니다.
3월에 예정됐던 제막식은 코로나 사태로 두 차례 연기됐고 그 사이 장 작가는 전국 130개가 넘는 소녀상 가운데 80개 이상을 제작한 김서경·김운성 작가 부부 측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장 작가가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겁니다.
태백의 소녀상도 맨발의 소녀가 주먹을 쥔 채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입니다.
종아리까지 오는 치마 길이나 옷고름의 방향도 같습니다.
단발머리에 입 다문 표정도 유사하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장 작가 부부는 "1920년대에서 1940년대 사이 소녀의 보편적 모습"이고 "금형도 다르기 때문에 표절이 아닌 창작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의기억연대 이사로도 등재된 김운성 작가는 소녀상 제작비로 보통 3300만 원 정도 받고 장 작가는 이번에 2600만 원에 제작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17년 광주에서도 제막식 직전 소녀상 작가들이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광주지역 소녀상 작가]
"형태도 모양도 그렇고, 저는 (소녀상이) 앉아 있고 하니까 비슷할 .수밖에 없잖아요. 제막식 앞두고 굉장히 불편하고 힘들었어요."
김 작가 측은 "너무 똑같았기 때문에 제막식 전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며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보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채널A 뉴스 박건영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엄일동 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 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