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나 몰래 비밀번호를 바꾼다,
믿어지십니까?
우리은행이 실적을 부풀리려고 거래가 없는 휴면계좌 고객의 정보를 무단도용 했습니다.
안건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우리은행 직원들이 고객들의 휴면계좌를 노린 건 2018년이었습니다.
1년 넘게 거래가 없던 고객이 휴면계좌를 살린 것처럼 꾸며 영업점 실적 부풀리기에 나선 겁니다.
휴면계좌에 접속하려면 모바일·인터넷뱅킹 비밀번호를 재설정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개인정보가 필요한데 직원들은 고객의 개인정보를 무단도용해 임시 비밀번호를 받았습니다.
이런 꼼수로 비밀번호를 바꾼 고객 계좌가 2만 3천 개에 달합니다.
[정선환 / 서울 영등포구]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곳인데, 큰 문제로 인식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은행 측은 "2018년 은행 자체 감사로 발견해 금융감독원에 보고했고 고객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금감원은 사실상 범죄행위로 보고 은행권 전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휴면계좌에 잠자는 돈이 지난해 6월 말 기준 9조 5천억 원에 이르는 만큼
다른 은행도 유사 사례가 없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오정근 /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개인정보 보호법·전자금융 관련 거래법 등에 저촉될 가능성이 크다 생각합니다."
우리은행은 대규모 투자자 피해로 물의를 빚은 DLF 사태와도 엮여 있습니다.
[전지예 / 금융정의연대 사무국장]
"작년 DLF 사태도 그렇고, 실적에 눈이 멀어 (멋대로) 비밀번호를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은 내부통제시스템 부실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DLF 사태로 금감원의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회장의 연임을 강행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커질 전망입니다.
채널A뉴스 안건우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홍승택
영상편집: 이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