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파업 찬반투표…99% 찬성으로 가결
홍콩 정부, 국경 폐쇄 등 5가지 요구사안 거부
홍콩 의료진 8천여 명 추가 파업 가능성
2002년 말 사스 사태…중국 광둥성에서 넘어와
홍콩 의료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본토 접경 지역을 전면 봉쇄하라며 오늘부터 총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2003년 중국발 사스로 큰 피해를 본 홍콩에서 이번 사태를 놓고 다시 반중 시위가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경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의사와 간호사 등 홍콩 의료계 종사자들이 파업 지지 서명을 위해 줄지어 서 있습니다.
닷새간 이어질 파업에는 현재 3천여 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홍콩 공공병원 임직원 연합체는 지난주 찬반투표 결과 찬성 99%로 파업을 가결했습니다.
의료진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홍콩에 인접한 본토 국경을 폐쇄하는 등 5가지 요구를 제시했지만 홍콩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트레이시 푸이 / 파업 참가자 : 이번 파업은 정부가 우리의 5가지 요구에 응답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홍콩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파업에 들어간 홍콩 의료진은 일단 응급 서비스가 아닌 업무부터 중단하고, 점차 범위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현재 의료진 중 일부가 파업에 참여했지만 국경 폐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음 주부터 8천여 명이 추가로 파업에 가세할 전망입니다.
[사뮤엘 챈 / 파업 참가자 : 정부는 중국 인접 국경을 당장 봉쇄해야 합니다. 바이러스를 품고 홍콩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막지 않으면 모든 의료적 조치가 의미 없기 때문입니다.]
신종 전염병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공포는 지난 2002년 말 사스 사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성에서 사스가 발병한 이후 금세 홍콩까지 퍼지면서 감염자 약 2천 명 중 3백 명 가까이 숨졌습니다.
이 때문에 신종 코로나 사태가 소강 상태를 보이던 반중국 시위를 재점화하는 촉매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은 신종코로나 대응에 대해 '공중보건'의 관점 외에 다른 요인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일련의 조치를 볼 때 람 장관이 홍콩의 민의보다 중국 정부에 굴종한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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