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공포의 내리막길 이라고 불리는 길에서 또 사망사고가 났습니다.
레미콘 차량 기사가 숨졌는데, 알고보니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핸들을 꺾고 자신을 희생했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차량들로 북적이는 교차로.
신호대기 중인 차선에서 레미콘 한 대가 나타나 교차로를 가로 지릅니다.
교차로를 지난 레미콘은 교각을 들이받은 뒤에야 겨우 멈춰 섭니다.
[사고 목격자]
"그냥 한방에 꽝꽝, 차만 그냥 찌그러져 붙어 있었죠. 기둥하고"
오전 11시쯤 부산 백양터널에서 신모라 교차로 방향으로 달리던 레미콘 차량이 사고가 나는 모습입니다.
운전자 62살 이모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 했지만, 이 씨의 희생 덕분에 대형 사고를 막았습니다.
경적을 울리며 주변 차들에게 위험을 알렸고, 사고 직전 방향을 교각 쪽으로 틀어 더 큰 피해를 막았습니다.
[김호성 / 레미콘 사고 목격자]
"급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사실 부딪히는 각이었어요. 그런데 (사고 직전) 레미콘 기사님께서 핸들을 살짝 꺾으셨어요."
사고 구간은 운전자들 사이에서 공포의 내리막길로 불립니다.
도로 허용 기준의 한계치인 경사 9.6도의 급격한 내리막길이 이어지는 탓에, 속도를 줄이지 못한 차량 사고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장광훈 / 부산 남구]
“미끄러운 상황도 발생할 수 있고, 시야도 좁아지니까. 불안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찔함.."
2014년 이후 현재까지 일어난 교통사고는 28건에 이릅니다.
대형 트레일러가 속도를 줄이지 못해 10중 추돌사고가 발생하는가 하면, 4.5톤 화물차와 통학버스가 부딪혀 학생들이 다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부산시가 미끄럼 방지 시설 등을 설치하고 있지만 사고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겁니다.
내리막길 구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