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속에서 휴가를 즐기는 듯한 이 남자, 뭔가 이상하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를 풍자하는 벽화입니다.
나라 전역에 산불이 났는데 하와이에서 휴가를 즐겼다가 된통 혼이 나고 있습니다.
정다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8월부터 시작된 산불로 호주 전역이 불바다로 변하고 있습니다.
[분할]
산 전체가 시뻘건 불길에 휩싸이고, 오페라하우스가 있는 시드니마저 짙은 연무가 집어삼켰습니다.
이처럼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일부 지역에는 비상사태까지 선포됐습니다.
이런 와중에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하와이에서 가족들과 휴가를 보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스콧 모리슨 / 호주 총리]
"저는 호주 국민들이 이해할 거라고 믿습니다. 다들 힘든 한 해를 보낸 뒤 휴가를 떠납니다."
부랴부랴 지난 22일 귀국한 모리슨 총리는 현장 점검에 나서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사퇴 요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성난 시민들은 인터넷에 총리를 비판하는 게시물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현장음]
"사과하기엔 너무 늦었어, 너무 늦었어.”
[현장음]
"사방이 불에 타고 있고, 숨을 쉴 수 없지만 괜찮아."
휴가를 패러디한 사진들도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 시민은 불타고 있는 숲을 배경으로 느긋하게 휴가를 즐기는 총리를 합성했습니다.
심지어 시드니에는 하와이 셔츠를 입은 총리 벽화까지 등장했습니다.
지금까지 산불 피해 면적은 3만 제곱킬로미터 이상으로 서울시 면적의 50배에 달합니다.
[호주 이재민]
"제 평생 겪은 최악의 산불입니다. 건물 철근 등을 자세히 보시면 다 녹아내렸습니다. 모든 게 녹아버렸습니다."
인명 피해도 계속 늘어나 산불을 진압하던 소방대원 등 8명이 숨졌습니다.
채널A 뉴스 정다은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 박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