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이재명 기자, 첫 번째 주제 가볼까요?
'살벌한 동창'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
황교안 대표와 이종걸 의원, 경기고 72회 동창으로 40년 지기입니다. 마지막 시험 세대니 대한민국 최고 수재들인 동시에 이런 감성의 소유자들입니다.
이종걸 의원은 피아노 치는 의원님으로 유명합니다. 각종 집회 현장에서도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른 적이 있습니다. 이에 질세라 황교안 대표는 당 유튜브 방송에서 색소폰 실력을 뽐냈습니다.
Q. 40년 친구인데, 오늘 이종걸 의원의 황 대표를 겨냥해 쓴 글이 하루 종일 논란이었어요.
맞습니다. 이런 감성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롱으로 가득한 글이었습니다.
바로 동창생인 황교안 대표의 단식을 비판한 글인데요, 마치 나경원 원내대표가 쓴 것처럼 글을 꾸몄습니다.
'교안 오빠', 이렇게 시작하는 글에서 국민이 공감하지 못하는 이번 단식은 야당 탄압이 아니라 오빠 속만 괴롭히는 '위장 탄압'이다, 즉 오빠 위만 다친다, 이렇게 지적한 겁니다.
Q. 이 '오빠'라는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많지요?
당장 한국당에선 "명백한 성희롱이다" 이런 비판이 나옵니다. 그러자 이종걸 의원은 오빠란 표현만 지웠습니다.
사실 이종걸 의원과 황교안 대표, 동창이라지만 지향점은 많이 다르죠.
[2015년 6월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 예방]
[이종걸 /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진짜 동창이 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사회정의와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또 확대시키는 데 같이 함께 하는 동창이 되고 싶습니다.
황교안 / 당시 국무총리 견해가 다른 부분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부분들은 얼마든지 극복해서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느냐…
하지만 아무리 지향점이 달라도 이종걸 의원이 쏟아낸 독설들을 보면 동창이 맞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황교안 대표를 늘 황당 대표라고 부르면서 삭발할 때 염치도 잘라버렸다, 이렇게 말하는가 하면 공수처법은 황교안을 조사하는 법이다, 또 두드러기로 군 면제를 받은 것을 빗대 담마대사다, 이런 글들을 수시로 올렸습니다.
Q. 제목대로 '살벌한 동창'이네요. 그래도 5선 의원인데 최소한의 품격이 아쉽네요.
이 의원의 글에 달린 댓글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천박한 우리 진보의 민낯을 과감 없이 보여준 오빠의 솔직함에 반했어요!
이런 댓글이 올라왔습니다.
Q. 남을 향한 독설은 늘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마련이죠. 다음 주제로 갈까요?
'제거 대상?' 이렇게 제목을 붙였습니다.
Q. 이번 주제도 살벌하네요.
네, 황교안 대표의 단식 장소를 찾은 김무성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떨어뜨려야 할 제거 대상을 지목했습니다.
[박지원 / 대안신당 의원 (어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역시 황교안. 21세기 국회의원 정치인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삭발, 단식. 국민들은 코미디로 보는 거고.
[김무성 / 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박지원이, 이재정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하여튼 그런 놈들이 이번 선거에서 다 제거돼야…
Q. 김무성 의원, 친근함의 표시로 원래 반말을 많이 하긴 하는데, 그래도 박지원 의원과는 나이 차이가 꽤 나지 않나요?
김무성 의원은 박지원 의원보다 9살 아래입니다.
사실 두 사람은 사석에서 형님, 동생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방송에선 이런 말을 한 적도 있습니다.
(영상출처: JTBC '적과의 동침')
[박지원 / 당시 민주당 의원 (2013년 9월)]
김무성이 대통령 되면 형님, 총리 맡아주십시오. 그래서 나와 줬습니다. 대통령님!
Q. 상도동, 동교동 시절부터 함께 정치를 한 사람들이라 당은 달라도 친한데, 왜 이렇게 관계가 틀어진 거죠?
아무래도 내년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편 가름이 점점 분명해지는 걸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한국당 의원들이 우르르 단식장으로 몰려드는 것도 내년 총선과 무관치 않을 겁니다.
[영상 구성]
-특명! 눈도장을 찍어라!
-왔다 간 사람 정우택 한선교 김문수
[김문수 / 전 경기도지사 (어제)]
체력 소모가 많아요. 너무 움직이시는 거 같아요. -왔다 간 사람 정우택 한선교 김문수 민경욱 김진태
[김진태 / 자유한국당 의원]
불러서 나온 거 아닙니다. 여기 와있지 않더라도 마음이 편하지가 않습니다. -대표님, 기억해주세요~♥
한국당은 현역 의원의 절반을 물갈이하겠다, 이렇게 밝힌 만큼 공천을 위해서라도 지도부 눈밖에 나선 안 되겠죠.
김무성 의원이 제거 대상으로 지목한 박지원 의원은 예전에 정치인의 낙선을 두고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박지원 / 대안신당 의원 (지난해 7월, CBS '김현정의 뉴스쇼')]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국회의원은 (선거에서) 떨어지면 사람도 아니에요.
정치권에선 과감한 물갈이가 오히려 의원들 줄 세우기에 악용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옵니다.
네, 의원들 일단 눈 앞의 공천이 급하겠지만 본선에서 뽑을 사람은 결국 국민입니다.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
연출·편집: 정새나PD
구성: 이재명 차장, 김지숙 작가
그래픽: 전유근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