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까기 - 주폭언론

노컷브이 201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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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0일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취임하면서 '주폭(酒暴: 주취 폭력)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경찰청장까지 옷을 벗긴 오원춘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경찰의 분위기 반전용'이라는 지적이 있었고, '전쟁의 '패배자'는 결국 빈곤·소외계층뿐일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

조선일보는 경찰이 벌인 전쟁에 열성적으로 호응하고 나섰다.

같은 달 31일 자 지면에 첫 회가 실린 기획 '술에 너그러운 문화 범죄 키우는 한국'은 무려 석 달이 지난 최근까지도 지속되며, 엄청난 양의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조선일보는 주폭 척결에 열을 올랐지만, 정작 자사 지면은 '술에 쩔어도 너무 쩐' 듯한 황당함을 보였다.

지난 7월 3일 1면 톱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전 대통령'으로 표기하는 대형 사고를 냈다.

그로부터 보름여 뒤인 19일에는 다가오는 태풍에 일렁이는 '해운대의 성난 파도' 사진을 역시 1면 톱에 걸었지만, 해당 사진은 3년 전에 찍힌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들 사고는 '언론 대참사'의 예고편에 불과했다.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으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져 있던 지난 1일.

조선일보는 무고한 시민의 얼굴을 '범인 고종석의 얼굴'이라며 1면에 버젓이 실어 다시 한 번 전 국민을 경악시켰다.

불과 두 달 사이에 1면 톱 대형 오보를 세 차례나 낸 것이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지난 5일 고종석을 면회 온 가족들의 사진을 '단독' 게재하는 '용감함'을 과시했다.

뒷모습이라고 해도, 해당 가족들과 어느 정도 교분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진 속의 인물이 누구인지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다.

아동 성폭행 사건 피의자를 가족으로 둔 이들의 기본권은 무시해도 되나?

'주폭언론'

술에 취해 마구 펜을 휘두르는 언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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