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 도박장을 개설해 수백억대의 도박판을 벌여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도박참가자 가운데는 거액의 빚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야산에 하우스를 설치하고 수백억대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최 모(53·여) 씨 등 55명을 붙잡아 그 중 7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충남 금산 등 충청지역 12곳에 도박장을 개설한 뒤 전국에서 올라온 주부 등 도박참가자 100여 명을 모아 1회당 최고 5,000만 원의 판돈을 걸고 일명 '아도사끼 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고 신고를 막기 위해 통화가 되지 않는 산 속에 도박장을 개설했으며, 참가자들에게 이른바 '꽁지 돈'으로 불리는 도박자금을 빌려준 뒤 20% 이상의 고리를 징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박참가자는 대부분 50~60대 주부들로, 많게는 수십억에 달하는 '꽁지 빚'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주부들은 계속해서 도박에 빠져들었으며 이 가운데 A(68·여) 씨는 30억 원의 빚 독촉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참가자들이 낸 진정서에 따르면, 돈을 빌려준 '꽁지'들이 조폭을 대동해 집까지 찾아와 협박했지만 도박을 했다는 사실 때문에 신고도 못하고 괴로워했다는 진술이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근 경기침체를 틈타 주부 등을 도박판에 끌어들이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보고 지속적인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대전CBS 김정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