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금강산 현지 지도 이전에 함경북도 경성군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선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판했습니다.
이번에도 다시 비판을 이어갔는데요, 북한 정치 체제에서 선대 정책 오류를 비판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이어서 그 배경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 사업과 관련해 선임자들의 의존 정책이 문제라고 비판한 것은 선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비난한 사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난한 선임자가 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 지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1998년 10월 당시 현대 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에게 금강산과 개성, 백두산과 통천군 일대 개발 사업을 30년 또는 50년 동안 독점하는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선대 수령 정책을 비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지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18일 북한 매체 보도를 보면 김정은 위원장은 함경북도 경성군 농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10여 년 전 황해도 사리원 미곡 협동농장 성공 사례는 유효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곡 협동농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모범사례였기 때문에 당시 보도 역시 간접적인 방식으로 선대 수령을 비판한 사례였습니다.
북한에서 선대 수령 비판이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 체제가 수령의 현명한 영도력이 3대째 세습되고 있어서 생존, 발전하고 있다는 논리와 충돌하고, 북한 주민의 단결을 뒤흔드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선대 수령을 비판한 것은 경제 발전 욕구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권력 정당성의 기초가 되는 민감한 요소를 경시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은 위원장이 수령으로 집권한 이후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 등 선친이 지목한 후원자들과 불화와 갈등이 있었던 경험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선대 수령에 대한 비판은 김정은 위원장 자신의 권력 정당성을 훼손하면서 북한 체제 불안을 유발하는 요소라는 점에서 북한 정세 안정성이 민감한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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