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화면에 내 초상화가 그려지고, 비가 오는데 비를 맞지 않습니다.
마법 같은 설치 예술의 세계, 이현용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작품 앞으로 걸어 들어가자 바닥의 거울 64개가 일사불란하게 관람객을 따라 움직입니다.
거울을 보는 게 아니라 거울에 감시당하는 듯한 경험.
천장에 달린 센서가 동작을 인식해 거울을 움직이는 겁니다.
같은 방식으로 사람의 모습을 인식해 수천 개의 LED 전구 다발이 빛의 그림을 그려내기도 합니다.
[이현용 기자]
"텅 빈 나무 합판인데요.
여백을 강조한 줄 알았는데 제 초상화가 그려지고, 1분이 지나니 사라져 버립니다."
합판 위 카메라 3대가 여러 각도에서 사람들을 찍어 무작위로 합판에 인쇄하는 방식.
비밀은 나무에 바른 광호변성 도료에 있습니다.
빛을 받으면 색이 변하는데, 1분이 지나면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성질을 이용해 찰나의 초상을 표현합니다.
동작센서가 수천 개의 수도 밸브를 실시간으로 조종해 비를 맞지 않고 빗속을 거닐 수 있는 '레인 룸'의 작가 그룹, 랜덤 인터내셔널의 설치 미술 작품들입니다.
[전동휘 / 파라다이스시티 아트팀장]
"작품이 관람객을 쳐다보고 관찰하는 작업들입니다."
관람객의 소리에 반응하거나 VR로 감상해야 하는 작품까지, 기술의 발달이 마법 같은 예술을 만들어 냅니다.
채널A 뉴스 이현용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박희현
영상편집: 박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