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의 김재원 예산결산위원장이 한국당 의원들에게 공문까지 보내 예산 민원을 받은 것으로 YTN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정부 여당을 향해서는 추경 예산을 깎겠다고 엄포를 놓더니, 뒤로는 제 식구 챙기기에 빠져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조은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몇 달째 발이 묶인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해 국회 예결위 간사들이 만나 상견례 한 지난달 9일, 김재원 예산결산위원장은 한국당 의원들에게 공문 하나를 보냈습니다.
'자유한국당 김재원 예결위원장실'이라는 큼지막한 글씨 밑에 '2020년도 정부예산안 편성 관련'이라는 제목이 붙었습니다.
당 소속 의원들이 관심을 가진 핵심사업을 취합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최대한 반영할 테니, 12일까지 알려달라는 겁니다.
더불어민주당이나 바른미래당 등 다른 여야 의원들에게는 이 공문이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예결위 출신 한국당 의원은 간사도 아닌 위원장이 그것도 한국당만 상대로 지역 민원을 공문으로 받은 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쉬쉬하면서도 관행적으로 늘 반복됐던 지역구 '쪽지 예산' 민원을 이제는 공문을 통해 대놓고 주고 받느냐는 날 선 비판도 쏟아졌습니다.
특히 여당 내부에서는 추경 예산안을 깎겠다고 엄포를 놓더니, 뒤로는 제 식구 챙기기에 빠져있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의 다소 무리해 보이는 공문 민원접수는 당 내부 달래기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한국당 중진 의원은 예산 생색내기로 '친박 독식 논란'을 잠재우려 한 거라며, 권력에 줄 세우는 오만방자한 행동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실제 김재원 위원장은 앞서 5백조 원 슈퍼 예산을 주무르는 이른바 꽃보직을 꿰차며 '친박 특혜'라는 눈총을 받았습니다.
[황영철 /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달 5일) : 계파의 본색이 온전히 드러나는 상황을 목도할 수 있게 돼서 대단히 실망스럽고요.]
[김재원 / 국회 예결특위 위원장·자유한국당 의원 (지난달 5일) : 정해진 절차와 우리 당의 현재 상황에 맞추어서 경선에 임했고요. 저는 그렇게(계파 갈등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김재원 위원장은 YTN과 통화에서 과거에는 정부 측 의견 반영 없이 일방적으로 쪽지예산이 들어와 비판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된 예산 심사를 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여당인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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