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 법원이 직권으로 보석 결정을 내렸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이 법원이 정한 보석 조건을 받아들이면서 조만간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나 앞으로 불구속 재판을 받게 됩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하겠습니다. 신지원 기자!

법원이 직권으로 보석을 결정했는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오늘 석방되는 건가요?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측이 법원이 제시한 보석 조건을 받아들이면서 잠시 뒤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오전 담당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의 주거를 경기 성남시 자택으로 제한하고, 보석금 3억 원을 내라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3억 원을 현금으로 낼 필요는 없고 보증보험증권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오늘 보증금을 마련하는 대로, 검찰의 석방 지휘를 통해 풀려날 것으로 보입니다.

재판부 양 전 대법원장이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과 만나거나, 전화 또는 이메일 등 어떤 식으로든 연락을 주고받아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밖에 도망하거나 증거를 없애선 안 되고, 3일 이상 여행하거나 출국할 경우 미리 법원에 신고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도 걸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이런 조건을 위반할 경우 보석을 취소하고 보증금을 몰수할 수 있고,

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할 수 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이 보석 조건을 거부할 가능성도 예측됐는데, 받아들인 데는 어떤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그동안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구속 취소에 버금가는 조건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다음 달 10일 자정이 되면 1심 최장 구속 기간인 6개월이 지나 아무런 제한 없이 풀려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 조건은 자택 구금 수준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 보석 조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주거지를 자택으로 제한했을 뿐 이틀 이내 외출에 대한 제한이 없고, 접견과 통신에 대한 별도 감시 규정도 없기 때문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오늘 석방되면 1심이 시작된 이후 내일 처음으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검찰이 신청한 증인만 200여 명으로, 1심 선...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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