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 국무총리]
우리는 시대의 위대한 인물을 잃었습니다. 우리는 현대사의 고난과 영광을 가장 강렬하게 상징하시는 이희호 여사님을 보내드려야 합니다.
여사님은 의사의 딸로 태어나 최고의 교육을 받으셨습니다. 보통의 행복을 누리실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사님은 평탄할 수 없는 선구자의 길을 선택하셨습니다. 시대를 앞서 여성운동에 뛰어드셨습니다.
여사님은 아이 둘을 가진 홀아버지와 늦게 결혼하셨습니다. 남편은 결혼 열흘 만에 정보부에 끌려가셨습니다. 고난은 신혼을 덮치며 시작됐습니다.
남편은 일본에서 납치돼 알 수 없는 바다에 수장될 뻔 하셨습니다. 군사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으셨습니다. 그렇게 다섯 차례나 죽음의 위기를 겪으셨습니다. 가택연금과 해외 망명도 이어졌습니다. 장남도 잡혀가 모진 고문을 받았습니다. 여사님 스스로도 감시 속에 사셨습니다.
그런 극한의 가시밭길을 여사님은 흔들림 없이 이겨내셨습니다. 감옥에 계시는 남편을 생각해 한겨울에도 방에 불을 넣지 않으셨습니다. 남편이 감옥에 계시거나 해외 망명중이실 때도, 편안을 권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신념에 투철한 강력한 투쟁을 독려하셨습니다. 훗날 김대중 대통령께서 “아내에게 버림받을까봐 정치적 지조를 바꿀 수 없었다”고 고백하실 정도였습니다.
여사님은 그렇게 강인하셨지만, 동시에 온유하셨습니다. 시위 현장에서 당신을 가로막는 경찰들의 가슴에 꽃을 달아주셨습니다. 함께 싸우다 감옥에 갇힌 대학생들에게 생활비를 쪼개 영치금을 넣어주셨습니다. 숙직하는 비서들의 이부자리를 챙기셨습니다. 누구에게도 화를 내지 않으셨고, 누구에 대해서도 나쁜 말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기나긴 고난의 끝에 영광이 찾아왔습니다. 드디어 남편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셨습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루셨습니다. 분단사상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실현하셨습니다. 우리 국민 처음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으셨습니다.
어떤 외신은 "노벨평화상의 절반은 부인 몫"이라고 논평했습니다. 정권교체의 절반도 여사님의 몫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사님은 평생의 꿈을 남편을 통해 이루어 가셨습니다. 여성부가 신설되고, 여성총리가 지명되는 등 여성의 지위향상과 권익증진이 시작됐습니다. 기초생활보장제가 도입되는 등 복지가 본격화했습니다.
10년 전부터 여사...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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