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분쟁 중인 섬을 탈환하기 위해선 전쟁밖에 없다는 일본 우파 야당 의원의 막말 파문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 사실 일본 의원들의 막말은 집권 자민당이 한 수 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두 달 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이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동료 국회의원 후원회에 참석해 한껏 분위기를 띄우던 사쿠라다 당시 올림픽 담당 장관.
[사쿠라다 요시타카 / 일본 올림픽담당 장관 (지난 4월 10일) :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 복구 이상으로 중요한 건 다카하시 의원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지진 피해 복구보다 집권당 정치인이 더 중요하다는 막말이 문제가 돼 하루 만에 경질됐습니다.
[이마무라 마사히로 / 일본 부흥담당장관 (2017년 4월) : 동북 지역에서 (대지진이 일어나) 다행입니다. 수도권에 가까웠더라면 피해가 막대했을 것입니다.]
지진 피해 지역 복구를 책임지는 담당 장관의 어처구니없는 이 막말도 결국 장관 교체로 마무리됐습니다.
아베 내각의 이른바 '넘버 2'인 아소 부총리는 막말 제조기라는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아소 다로 / 일본 부총리(2017년 8월) : 아무리 동기가 맞다 해도 히틀러가 수백만 명을 죽인 것은 아무리 동기가 맞다 해도 안 됩니다.]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 동기가 맞다는 취지로 들리는 막말에 대해 아소 부총리도 고개를 숙였습니다.
소속 의원과 의원 출신 각료들의 막말 파문이 끊이지 않자 자민당이 두 달 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입단속에 나섰습니다.
소속 의원들과 선거 관계자들에게 외부 공개를 금지한 '실언 방지 매뉴얼'을 만들어 최근 배포한 것입니다.
역사 인식과 정치 신조, 성과 관련된 문제에는 '강한 의미의 단어' 사용을 자제하라!
재난이나 노인, 질병에 대해 말할 때는 피해자나 약자에 대해 배려하라는 게 매뉴얼의 핵심 내용입니다.
자민당 내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막말 문제가 터지는 것은 분명 심각한 게 맞지만 너무나 당연한 내용으로 매뉴얼까지 만들어 배포하는 현실이 한심하다는 반응도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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