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곳곳에서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체계적인 관리가 절실하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보호를 받는 소녀상은 4곳 가운데 겨우 1곳 정도입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평화의 소녀상' 이마에 누군가 흉측하게 낙서를 했습니다.
중간에는 점까지 찍었습니다.
50대 남성이 소녀상 앞에 꽃과 쓰레기가 많아 보기 좋지 않다는 이유로 낙서한 겁니다.
수난을 겪는 소녀상은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소녀상에 자전거를 묶어놓는가 하면,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기도 합니다.
소녀상은 대부분 시민 모금으로 세웠지만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보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자체가 관리책임을 지도록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속초는 2년 전, 소녀상을 설치하기 전에 미리 공공조형물로 지정했습니다.
속초시는 해마다 예산을 세워 관리 보존하고 있습니다.
함부로 이전하거나 철거할 수도 없습니다.
[하성란 / 속초시 여성가족과 계장 : 아무래도 소녀상이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공장소에 설치돼 있기 때문에 훼손 우려가 있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공공조형물로 등록했습니다.]
하지만 전국에 세워진 소녀상 112곳 가운데 공공조형물로 지정한 것은 아직 28곳에 불과합니다.
넷 중 셋은 공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정의기억연대 활동가 :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했다고만 해서 해결에 동참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이어져 나가야 하는 거잖아요.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고 인권과 평화를 바라는 뜻이 담긴 소녀상, 세우기 위한 노력만큼 본래 뜻을 잘 지킬 수 있는 관리체계 구축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송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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