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미친 짓이다"
2000년에 출간된 소설 제목이고, 2년 뒤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결혼을 숨 쉬는 것 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라 여겼던 때라 제목만으로도 파격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18년이 지난 지금은 결혼하지 않고도 동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우리 사회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남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학생들은 남녀가 함께 사는데 꼭 결혼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비용이 많이 들고, 실패 위험이 있다면서 결혼을 거추장스럽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의진 / 대전 유성구]
"결혼을 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결과들도 많잖아요. 요즘은 결혼 굳이 안하더라도 같이 살면서 긍정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강보란 / 대전 동구]
"(결혼하는 게) 절차도 복잡하고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결혼 안 하는 게) 아무래도 경제적인 게 제일 큰 거 같아요."
[김남준]
"이렇게 결혼하지 않고도 남녀가 같이 살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통계청 조사 처음으로 과반을 넘었습니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도 2년 전 보다 늘었습니다."
전통적으로 결혼의 영역에 속해온 출산과 육아를 결혼과 분리해 생각하기 시작한 겁니다.
실제로 최근 18세 미만 자녀를 둔 한부모 가정은 전국 42만 여 가구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결혼하지 않는 가정의 출산율은 1.9%로 OECD 34개국 평균 39.9% 보다 20배 나 적은 최저 수준이었습니다.
한부모 가정이 겪는 출산과 육아의 짐을 덜어줄 정책적 배려가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정수진 / 한부모 가정]
"엄마도 아이도 아플 때 있잖아요. 오롯이 둘이 감당을 해야 되는데 (정부) 돌봄(서비스)를 긴급하게 쓰기가 힘들다는 거죠."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급격한 인식 변화를 제도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채널A 뉴스 김남준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정승호(세종)
영상편집 : 배영주
그래픽 : 안규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