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도시'
2500년 전 지어진 로마제국의 수도, 이탈리아 로마입니다.
이 유서깊은 도시가, 최근 산더미 같은 쓰레기와 악취, 멧돼지에 점령당했습니다.
이상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트레비 분수와 콜로세움의 도시 로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히는 로마에서, 최근 못 살겠다는 시민들의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하루 4500톤 씩 배출되는 쓰레기.
수거업체들이 파업을 계속하면서, 관광지마다 쓰레기가 산처럼 쌓이고 있습니다.
멧돼지와 갈매기, 쥐 같은 야생 동물들이 주택가에 출몰하는 일도 일상이 됐습니다.
[프란체스카 바지니 / 로마 시민]
"로마에선 제대로 운영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여기저기 쓰레기가 있고 멧돼지가 쓰레기를 먹으러 나타납니다."
시민의 발인 전철과 버스도 잦은 파업 때문에 제대로 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래된 버스에서 갑자기 불이 나는 사고도 올 들어 9차례나 발생했고,
[다비드 치아란티니 / 로마 시민]
"아이들이 하교 후 집에 오기가 어려워요. 버스 운영이 줄고 수도라고 부를 만한 공공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지난 주에는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오작동으로 20여 명이 다쳤습니다.
최근에는 10대 소녀가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민심 이반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로마 시민들의 분노는, 비르지니아 라지 시장에게로 향하고 있습니다.
최초 여성 시장이라는 명예를 얻으며 취임한 정치 신예인 라지 시장은, 2년간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다는 혹평을 받으며 사퇴 압박에 내몰리는 처지가 됐습니다.
채널에이 뉴스. 이상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