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마스크를 쓰고 당당하게 걸어 내려오는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
지난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노인과 여성 스무 명을 살해해 사형 확정 판결을 받고 지금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습니다.
유영철은 범행에 경찰관 신분증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경찰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돈을 갈취하기도 했습니다.
유영철처럼, 경찰이 가지고 있을 법한 물건을 가지고, 경찰이라며 무언가를 요구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경찰이 신분을 밝힐 때 가장 많이 보여주는 경찰 신분증.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경찰관들이 잃어버린 경찰 신분증은 약 5천 개였습니다.
한 해 평균 1천 개 가까운 경찰 신분증이 사라지는 건데 지금 누구 손에 있는지 모르는 겁니다.
[승재현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
"국가 공권력을 상징하는 것들이거든요.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에 대한 범죄 악용 위험성이 매우 크다."
경찰이 일어버린 물건 중에는 전기충격기, 호신용 경봉 등도 있었는데요, 가장 많이 잃어버린 장구는 수갑이었습니다.
경찰은 임관과 함께 수갑 1개를 받는데 정보과, 보안과, 경비과 같은 부서는 평소 수갑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관리를 소홀히 하게 되고, 그래서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무전기같은 비싼 통신장비도 예외는 아닌데요. 무전기 등 통신장비에는 경찰이 사용하는 주파수 정보가 있기 때문에 보안 유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3년 동안, 경찰이 잃어버린 통신 장비는 100개가 넘습니다.
[경찰청 관계자]
"(통신 장비는) 집회·시위 중에 탈취당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몸싸움하는 와중에는 떨어지는 줄도 몰라요."
경찰 내부적으로는 분실을 방지하기 위해 '경고'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만큼 관리에 소홀해선 안 되겠습니다.
사건파일이었습니다.
최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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