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이 내려앉은 상도유치원 아래 공사장은 지난 3월 현장 점검 결과 이미 붕괴 위험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조사를 맡은 토목공학 전문가는 지질 상태가 취약해 대비 없이 설계와 시공을 하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서를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승윤 기자입니다.
[기자]
위험하게 무너진 상도유치원 아래 다세대주택 신축 공사장.
콘크리트 축대벽까지 무너져 유치원 건물은 아슬아슬하게 기울었습니다.
사고가 난 공사장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파악하기 위해 이미 지난 3월 말 유치원은 전문가에게 현장 점검을 의뢰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현장을 조사한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암반 상태를 관찰한 뒤 붕괴 위험을 감지했습니다.
이 교수는 지질 상태가 취약해 만약 철저한 조사 없이 시공하게 되면 붕괴할 위험성이 높은 지반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수곤 /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편마암은 잘 무너져요. 지질이 복잡합니다. 웬만한 지질 조사를 화강암처럼 듬성듬성하게 하다가 보면 이게 무너지거든요.]
이 교수는 유치원 등 건물 무게까지 고려해 하부 굴착 면의 안전성을 검토하고 보강해야 한다는 자문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지질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공사가 진행됐고 건물에는 이상이 포착됐습니다.
[이수곤 /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균열이 가고 그랬다는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요. [유치원 건물에서도 균열이 있었습니까?] 그렇다는 것 같아요. 보니까 그건 더 밑에, 그게 (균열이) 문제가 아니라 건물이 다 무너지겠더라고요.]
최근 비가 많이 오긴 했지만 붕괴의 직접적 원인이라기보단 촉진제일 뿐이라는 분석입니다.
결국, 경고를 무시한 안전불감증이 낳은 예견된 붕괴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YTN 이승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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