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상황실에서 현장 소방관에게 전하는 긴급 사고 소식을 몰래 감청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장례업체 관계자들인데, 사고현장의 시신을 먼저 운구하기 위해 이 같은 짓을 저질렀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무전기를 통해 무언가 엿듣고 있습니다.
[현장음]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졌다고 하는데 심폐소생술(CPR) 하면 됩니다."
남성이 듣고 있는 것은 부산소방본부가 현장 소방관에게 사고 소식을 전하는 무전 내용입니다.
장례식장 운영자 36살 유모 씨 등 8명은 3년 전부터 이처럼 소방 무전을 1천 번 넘게 감청했습니다.
각종 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해 시신을 운구하기 위해섭니다.
[배영진 기자]
"이들은 주택이나 원룸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소방 무전을 엿들었습니다."
상황실에서 감청한 무전은 중계용 휴대전화를 통해 24시간 전파됐습니다.
부산 소방본부는 감청에 취약한 기존 아날로그 무전망을 바꾸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심재민 / 부산소방본부 관계자]
"8월까지 구급망은 (감청이 어려운) 디지털 무전기로 전체 전환했고요."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시신을 운구하는 대가로 유족에게 10만 원씩 받았고, 특정 장례식장으로 데려가면 유치비 명목으로 180만 원까지 받아 모두 15억 원 이상을 챙겼습니다.
[김회성 / 부산남부경찰서 지능팀장]
"감청하는 게 기술적으로 어려운데 이전에 해오던 조직의 수법을 모방하고 학습해서 범행했습니다."
경찰은 유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4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배영진 기자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김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