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에서 누군가 숨진 채 발견되면 이상하게도 119 구급차보다 먼저 오는 구급차 회사가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119 무전을 도청한 것이었습니다. 시신을 전달한 장의회사에게 수십억원의 수수료를 챙겼습니다.
정용진 기잡니다.
[리포트]
사무실을 덮친 경찰이 무전기와 안테나, 그리고 휴대전화를 압수합니다.
지난 2년 동안 46살 임모 씨 등 12명이 119지령을 불법으로 엿들은 장비들입니다.
[현장음]
(휴대전화 하나네요.) 네.
시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아날로그 방식의 무전기입니다.
일당은 이 무전기를 통해 소방 정보를 24시간 불법으로 감청했습니다.
일당이 사용한 장비를 작동해봤습니다.
119소방본부의 무전내용이 생생하게 들립니다.
"환자상태 송신바람. 반송도로 앞에 쓰러진 상태 의식은 좀 있는 것 같답니다."
일당은 심정지나 심폐소생술, 추락사와 같은 말이 들리면 119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해 시신을 장의업체에 전달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시신 3천여 구를 옮기고 장의업체에게서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챙긴 돈은 45억 원 정도.
일당은 구급차를 운용하는 출동조와 감청조 등으로 조직을 나눴습니다.
인적이 드문 곳에 상황실을 차려 단속을 피했습니다.
[정성학 / 부산경찰청 형사과장]
"특정번호만 수신할 수 있는 핸드폰을 이용해서 경찰 단속을 피해 왔고 대포폰으로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경찰은 최근 2년 동안 부산지역에서 발생한 변사사건의 절반을 일당이 선점했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정용진 입니다.
영상취재: 김덕룡
영상편집: 이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