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옆 공터에 있는 의류수거함입니다.
지난 9일 이 수거함에서 강아지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폭염 속에 서럽게 우는 소리를 들은 행인은 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최초 발견자 : 의류수거함 쪽에서 강아지가 헉헉거리는 소리가 크게 났어요. 듣고서 강아지가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119에 신고하고 112에도 같이 신고했죠.]
자물쇠를 풀어보니 몸무게 1.5kg, 10살 정도로 보이는 몰티즈 강아지 한 마리가 발견됐는데, 미용이 돼 있었고 사람을 피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거친 숨을 내쉬고 제대로 걷지를 못했습니다.
병원에서 진료한 결과 폐부종이라는 병과 함께 심장에서 종양이 발견됐고 골반도 골절돼 위독한 상황이었습니다.
[곽규만 / 수의사 : 심장이 좋지 않은 강아지가 오랜 시간 의류수거함 속에 있다 보니까 심장에 굉장히 무리가 갔을 테고요. 그것만으로도 죽지 않은 게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아픈 반려견을 일부러 버린 것으로 보고 경찰도 수사에 나섰습니다.
의류수거함 바로 위에는 방범용 CCTV가 있지만, 회전형 CCTV라 몰티즈 강아지를 버린 사람은 촬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휴가를 떠났다가 강아지를 버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같은 날 전북 익산에서는 버려진 유기견 두 마리가 한 파출소 앞에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유소윤 / 전북 익산 유기견 보호소 봉사팀장 : 휴가 가기 위해서 반려견을 버린다는 것은 인간이 스스로 인간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거죠.]
지난해 휴가철인 6~8월에만 버려진 유기 동물은 무려 3만2천여 마리.
사람들의 무책임한 행동에 주인만 바라보던 말 못하는 수많은 반려견이 무더위 속에 목숨을 잃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취재기자: 백종규
촬영기자: 여승구
화면제공: 전북 익산 유기견 보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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