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 당국이 밀수와 탈세 혐의로 조현아 前 대한항공 부사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수억 원대 밀수 정황이 포착됐는데도 계속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서 증거 인멸이 우려된다는 겁니다.

이정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세관에 출석한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아 / 대한항공 前 부사장 : (국민께 하고 싶은 말은 없습니까?) 죄송합니다.]

지난달 4일과 8일, 그리고 이달 3일까지…, 두 달 동안 세 차례 소환 조사를 거쳐 결국, 구속영장이 신청됐습니다.

'땅콩 회항'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실형을 살다가, 지난 2015년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3년여 만입니다.

조 전 부사장이 받는 혐의는 밀수와 탈세.

대한항공을 이용해 최근 5년 동안 해외에서 구매한 물품 수백 가지, 수억 원어치를 국내로 몰래 들여온 혐의입니다.

세관은 2.5t 규모의 압수품에서 조현아를 의미하는 'DDA'가 찍힌 물품과 함께 밀수한 물품이라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밀수를 확인하기 위해 두 달 동안 조사한 참고인은 80명이 넘습니다.

세관은 조 전 부사장의 밀수가 10년 넘게 이어져 왔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증거 수집에 한계가 있어 신용카드 내역 분석 등을 통해 최근 5년 정도만 혐의를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조 전 부사장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밀수품이 확보된 극히 일부 혐의만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세관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혐의 대부분을 부인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신청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영장 청구와 법원의 심사가 남아있고, 지금까지 한진가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는 점에서 구속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세관은 조현아 전 부사장의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조현민 전 전무와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밀수 혐의에 대해서도 소환 조사를 검토한다는 계획입니다.

YTN 이정미[[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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