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의 고발장 대필 사건 소식, 사회부 배혜림 차장과 뉴스분석으로 이어가겠습니다. 키워드 소개해주시죠.
오늘의 키워드는 ‘말 바꾼 수사단’입니다. 저희가 고발장 대필 사건을 보도한 이후 강원랜드 수사단은 2차례 반박자료를 냈습니다. 내용을 종합하면 고발인에게 추가로 고발장을 제출하라고 하는 것도, 대필한 것도 모두 문제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래서 당당하다는 건데요. 하지만 이런 반박자료를 내기 전, 수사단의 말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어떤 말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전해드리겠습니다.
1. 수사단의 해명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바뀌었다는 겁니까?
수사단 관계자가 추가 고발장 대필 사실을 확인하기 전과 후의 말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그제 채널A가 보도에 앞서 "추가 고발장을 내도록 설득한 게 맞냐"고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수사단 관계자는 “‘이런 일이 있는데 고발하실래요?’라고 묻는 게 웃긴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런데 어제부터 “추가 고발은 관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검사들은 추가 고발장 작성을 관행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검사들은 수사단 관계자의 첫 번째 반응, ‘고발하실래요’라고 묻는 게 웃기다와 똑같이 반응합니다.
특히 추가 고발내용이 무죄로 결론이 날 경우 무고죄로 검찰도 함께 처벌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게 많은 검사들의 얘기입니다.
1-1. 고발장을 대필한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말이 바뀌었습니까?
수사단 관계자는 그제 “대필이 말이 되겠어요? 말이 되나요?”라고 여러 차례 반문했습니다.
그런데 대필 사실이 있었다는 걸 확인한 이후인 어제는 “고발인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또 말을 바꿨습니다.
그런데 고발장을 대필한 뒤 동의를 받았으니 문제없다는 건데, 검찰은 수사에 주관을 개입해서는 안 됩니다.
2. 고발인에게 편의를 제공했다는 건데 고발인이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도 문제인 것 같은데요. 고발인 편의가 아니라 수사 편의 때문 아닌가요?
수사단은 이 고발장을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활용하지 않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대필한 추가 고발장입니다.
피고발인이 늘어났는데요,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들이 그대로 피의자로 기재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름이 적히지 않은 대검과 법무부 관계자에 대해서는 성명불상의 대검 법무부 검사라고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수사기관이 고발장을 대필하는 일, 직권남용이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죠?
직권남용이라는 건 공무원이 권한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이죠.
이외에 고발장 대필은 허위로 공문서를 작성한 것, 또 증거를 조작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검찰 내부에서조차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4. 증거조작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해외에서는 어떻게 처리됩니까?
한 검사는 이번 고발장 대필 사건을 보면서 일본에서 일어난 검사의 증거조작 사건이 떠오른다고 했는데요, 뇌물수수 사건을 수사하던 마에다 쓰네히코 검사가 압수물인 플로피디스크의 업데이트 날짜 하나를 고쳤다가 구속됐습니다.
이번 대필사건과는 다른 점도 많은 사건이지만 검사들이 수사 과정에서 조금의 오해도 생기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는 건 의무입니다.
이번 고발장 대필 사건을 무겁게 인식하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