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시 한번 '몽니 협상'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미국을 향해선 일방적인 핵 포기를 강요한다면 싱가포르 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또 오늘로 예정됐던 남북 회담도 일방적으로 취소해 버렸습니다.
김설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북한이 갑자기 북미 정상회담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대화 창구 역할을 하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통해서인데 미국이 점령군 행세를 하며 백기 투항을 요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 부상은 "미국이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한다면, 그런 대화에는 흥미를 갖지 않을 것이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특히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콕 집어 비판했습니다.
미국 고위관리들이 '선 핵 포기 후 보상', '리비아 핵 포기 방식' 등을 쏟아내고 있는데 자신들은 나라를 통째로 내맡기고 붕괴한 리비아나 이라크와 다르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핵을 포기하면 경제 보상을 하겠다고 떠들고 있지만 북한은 한 번도 미국에 기대 경제건설을 해 본 적 없고 앞으로 그런 거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조선중앙TV]
"미국도 일정에 오른 조미 수뇌 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앞서 북한은 오늘 새벽 남북고위급 회담을 10시간여 앞두고 회담도 전격 취소했습니다.
표면적으론 한미 연합 공군훈련 '맥스선더' 핑계를 댔지만 미국에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일정은 그대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판을 깨기보단 북미 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엄포로 해석됩니다.
채널A 뉴스 김설혜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편집:최동훈
그래픽:조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