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내 한 원룸입니다.
지난 3일 오후 2시 30분쯤 이 곳에서 스물 아홉살 A씨와 생후 16개월 정도된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원룸 관리업체 직원이 월세 두 달 치가 밀려 찾아갔다가 이상한 냄새가 나 경찰에 신고하고서야 이들의 죽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시신 부패 정도로 미뤄 숨진 지 1주일가량 지났고, 아기는 발육 상태로 봐서 생후 16개월 정도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A씨가 사실혼 관계였던 아내와 몇 달 전 헤어진 후 혼자 아들을 데리고 생활해 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웃 주민과 교류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잘 몰라요.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셨다고 했는데 잘 모르겠어요. 저는. 4개월 정도 됐다는데…”
당국은 숨진 A씨가 뚜렷한 직업 없이 마치 '투명인간'처럼 주변과 단절된 상황에서 저소득·한 부모 가족 지원 등 사회안전망에서 벗어나 있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주민등록도 말소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아기 또한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구미보건소 신생아 전산망에 등록되지 않았습니다.
숨진 A씨가 구미시에 기초생활 수급과 의료비 지원 등 복지 혜택을 신청한 적이 없는 것도 그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스스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A씨는 몸이 아픈 상태에서 끝내 어린 자식과 삶을 마감하는 비극을 맞이했습니다.
“담당자들이 방문을 가가호호 다 못하거든요. 본인들이 어렵습니다, 도와주세요라고 하지 않으면 우리가 할 수가 없어요.”
복지 사각지대에 머물다 결국 죽음에 이른 아빠와 아기의 현실은 고독사가 일부 고령층에만 국한되는 게 아닐 뿐 아니라 사회안전망이 아직도 허술하다는 아픈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