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부인했지만 주한미군 감축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태원 국제부장 나와있습니다. 하 부장, 분석 키워드부터 소개해 주시죠?
오늘의 키워드는 ‘판도라 상자’ 입니다. 비핵화에 주력해야 할 시점에 주한미군 감축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불쑥 열렸습니다. 정작 북한 김정은은 아무 말이 없는데 한국과 미국이 과속한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질문1]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왜 이 민감한 시점에 주한미군 감축을 검토하라고 명령한 것일까요?
대한민국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사안이지만 불행히도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보는 듯 합니다. 지금이 판돈을 극대화할 적기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우선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를 끌어낼 수 있는 대북 협상용으로 본 것 같구요. 올해 말 만료되는 방위비분담 협상에서 한국의 부담비율을 높이려는 압박책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중간선거를 압둔 국내정치용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핵문제를 해결해 주한미군을 집으로 돌아오게 했다는 점을 자랑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질문2] 실제로 주한미군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기는 했군요?
보시는 것 처럼 32만명이 넘던 주한미군의 숫자는 현재 2만 8500명까지 줄었습니다. 1977년 카터 대통령은 아예 주한미군을 완전 철수하려 했고, 2006년에는 이른바 전략적유연성 방침에 따라 주한미군 1만명이 이라크 등으로 빠져나간 적이 있습니다.
[질문3] 여러 상황이 겹친 건데 그럼 그동안 주한미군에 대한 트럼프의 생각은 어땠습니까?
한마디로 한국이 안보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선 후보시절 논쟁장면 보시죠.
[조셉 최, 당시 하버드대 학생] (2015년 10월)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한국은 해마다 방위비로 8억6100만 달러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주자] (2015년 10월)
“여보세요, 여보세요. 실제 들어가는 비용에 비하면 그건 푼돈입니다. 푼돈이에요.”
[질문4] 며칠 전 문정인 특보의 발언이 논란이 커지면서 청와대에서도 직접 진화하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런 고민을 한미가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겁니까?
군사옵션을 고민할 당시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를 깊이 고민했지만 켈리 비서실장이 어렵게 설득했죠. 최근에는 매티스 국방장관이 주한미군 문제는 북한과의 협상대상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같은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문정인 특보의 포린어페어스 기고가 나온 셈입니다.
결국 한미가 상당 기간 주한미군에 대해 물밑에서 논의했다는 의심을 할 수 있죠. 문 특보의 오늘 발언 들어보시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얘기한 것이지 제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 적은 없습니다. // 저는 찬성하는 사람입니다.
[질문5] 문정인 특보가 부인하기는 했습니다만 한 번 열면 다시 닫히기 전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는 판도라의 상자는 이미 열린 것 같군요?
문제는 조급함과 과속입니다. 북한의 비핵화 약속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을 본 뒤 주한미군 주둔문제를 조심스럽게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1조원을 더 내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미동맹의 지속여부를 좌우할 중대변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하태원 국제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