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판도라의 상자’ 된 이정근 휴대전화…검찰, 수사 전망은?

채널A News 202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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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Q. 먼저 박 기자에게 물어보죠. 이정근 게이트, 전부터 나왔던 건데 판이 완전히 달라진 거죠?

A. 처음에는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 사업가 박모 씨에게 금품이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개인 비리로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각종 이권이나 인사 청탁에 관여한 걸로 보이는 정관계 인사들 이름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고요.

이제는 민주당 전 당대표와 현역의원, 당직자 다수가 연루된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판이 커졌습니다.

어제 압수수색을 받은 윤관석, 이성만 의원 외에 돈 봉투 수수가 의심되는 현역 국회의원이 10명 정도 되고요.

돈을 받은 대의원 등 다른 당직자까지 합치면 수십 명에 이른다는 예상입니다.

개인 비리 수사가 '게이트' 수사로 커진 셈입니다.

Q. 이 모든 시작이 이정근 폰에서 나온 거죠? 3만개 파일이 들어있다는 소문도 있던데, 판도라의 상자입니까?

네. 또 뭐가 더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이정근 전 부총장의 어머니 집에서 휴대전화를 발견했는데요. 

평소 자동 통화 녹음 기능을 써서 휴대전화 포렌식해 보니, 수년 간에 걸친 통화 녹음 파일, 문자와 SNS 메시지가 쏟아져 나온 겁니다.

노웅래 의원의 뇌물 혐의 사건이나 노영민 전 비서실장과 이학영 의원 등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취업 특혜 사건도 휴대전화에 나온 자료가 단서가 됐습니다.

이번 돈봉투 사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Q. 박 기자 말대로 전당대회로 판이 커졌어요. 검찰은 뭘 의심하고 뭘 수사하고 있는 겁니까?

A. 2021년 5월, 송영길 전 대표가 당대표 선출됐던 전당대회가 임박한 시점에 투표권이 있는 현역 의원과 대의원에게 약 9천만 원이 살포됐다는 겁니다.

검찰은 현역 의원은 300만 원씩 2번, 대의원들은 50만 원 정도 돈이 건네졌다고 의심하고 있는데요. 

'송영길 캠프' 소속이던 윤관석 의원의 돈 요구가 있었다는 취지의 통화 녹음파일도 발견된데다가, "윤 의원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이정근 전 부총장이 송영길 전 대표 보좌관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까지 나온 건데요.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돈 살포 정황은 매우 구체적인 상황입니다.

Q. 검찰 수사가 그럼 얼마나 진행된 건가요?

A. 검찰이 몇달 전 이 녹음파일을 발견해 이 전 부총장을 불러 조사를 했고요.

돈을 조성하는데 관여한 사람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이미 마쳤습니다. 

녹음 파일에 관련자 조사내용까지 보완됐기 때문에 현역의원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법원에서 받을 수 있었습니다.

Q. 돈 봉투가 뿌려졌다고 보도 나온 2021년 전당대회, 어떤 상황이었죠?

대선을 1년 앞두고 치러진 전당대회라서요.

이재명, 이낙연 후보 대선 경선의 전초전이었다고도 할 만큼 치열했었는데요.

친명계 송영길, 친문계 홍영표 두 사람의 승부는 불과 0.59%p 차이로 갈렸습니다.

이 때 전당대회 투표 비중을 보면 당내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85%나 반영이 되었고요.

이들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Q. 돈봉투를 줬다는 시점, 2021년 4월 말 이 때는 어떤 상황이었어요?

당시 녹취를 다시 들어보시죠.

[윤관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다섯 명이 빠졌더라고. 안 나와 가지고."

[이정근 /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아니 모자라면 오빠 채워야지. 무조건 하는 김에 다해야지"

당시 돈이 오간 것으로 의심되는 시점은 4월 27일, 28일입니다.

4월 27일은 후보들의 마지막 TV토론회가 있었던 날이고요.

바로 다음날인 28일부터 전당대회 투표가 시작됐습니다.

마침 그 때는 홍영표 후보 지지율이 막판에 치고 올라오며 송영길 후보와 엎치락 뒤치락 하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송영길 캠프 사정을 잘 아는 민주당 관계자는 "그 시기에 돈을 줬다면 막판 표 단속을 위해 '대의원들 신경써주라'는 취지였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Q.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이름이 오른 윤관석, 이성만, 이정근 이들은 전당대회 때 뭘 했습니까?

윤관석 의원은 송영길 전 대표가 인천시장 때 인천시 대변인을 맡아 친분이 두터웠고 캠프 좌장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성만 의원은 송영길 캠프 조직을 담당했고요.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도 일찌감치 캠프에 참여했는데, 캠프 관계자는 "송 전 대표가 직접 챙길 정도로 신임을 했다"고 합니다.

송영길 대표 당선 이후 윤관석, 이정근 두 사람은 당의 조직과 자금을 책임지는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으로 나란히 발탁됐습니다.

Q. 민주당은 검찰이 왜 이 시점에 터뜨렸냐고 하던데, 그래도 당 전당대회 돈 봉투가 뿌려진 게 사실이라면 당으로서는 치명타 아닙니까?

네, 이정근 개인 비리인 줄 알았는데 당 전체로 번지다 보니 긴장하는 분위기인데요.

당 관계자도 3만개에 이른다는 녹취파일에서 어떤 내용과 누구 이름이 나올지 모르다는 점에서 "이재명 대표의 개인 사법리스크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전했는데요.

자칫 부정부패 정당으로 낙인이 찍혀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민주당은 검찰이 지난해 진작에 이정근 전 부총장 폰을 압수해놓고, 정권이 미국의 불법 감청 의혹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국면전환용으로 의혹을 터트렸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수사는 어떻게 진행될 건지, 시청자분들 수사 중 어느 부분에 주목하셔야 할까요?

A. 검찰은 돈 봉투를 만들고, 전달한 사람부터 차근차근 타고 올라가겠다는 계획입니다. 

돈 전달에 관여한 걸로 지목된 윤관석·이성만 의원 외에도, 돈을 받은 대의원과 자금을 마련한 사업가들도 수사 선상에 올랐습니다.

어제 압수수색 대상은 아니었지만, 돈을 받은 걸로 지목된 현역 의원 10명과 대의원들도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에는 송영길 전 대표 조사가 불가피한데요.

아직 피의자로 입건되지는 않았지만 금품 살포 목적이 "송영길 당 대표 당선"이었던 만큼 송 전 대표가 자금 조성과 배포를 지시하거나 관여했는지, 보고를 받거나 알고는 있었는지 등을 소명해야 할 걸로 보입니다. 

다만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는 오는 7월 귀국 예정이라, 그 때까지 검찰이 송 전 대표를 조사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박건영 기자 [email protected]
윤수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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