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일가의 도를 넘는 행태는 우리에게 뭔가 바꿔야 한다는 숙제를 던져줬습니다.
채널A는 조양호 회장 부부를 잘 모시기 위해 만든 매뉴얼을 입수했습니다.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했던 내용입니다.
이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몇 개월 전, 조양호 회장과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대한항공 비행기에 탑승했을 때 승무원들에게 배포된 특별 매뉴얼입니다.
A4용지로 15장이나 되는 분량인데 90여 개의 지시사항이 빼곡하게 적혀있습니다.
물을 달라고 하면 탄산수와 얼음을 준비하고 레몬을 넣어야 한다거나 화장실 청소 중에도 회장 부부가 오면 바로 비켜드려야 한다는 지침이 보입니다.
모든 직원이 회장 부부의 수하물 위치와 수량을 기억하라거나 밥은 용기의 3분의 2만 퍼서 뚜껑에 밥이 닿지 않도록 하라는 등
지시는 세세합니다.
회장이 시정을 지시한 사항은 반드시 윗선에 보고하되 그 내용은 다른 동료들에게 철저히 함구하라는 내용도 눈에 띕니다.
이런 매뉴얼은 회장 일가가 비행기에 탑승할 때마다 새롭게 배포되는데, 회장 일가 중 누가 탑승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대한항공 직원]
"(심지어) 사모님이 색깔은 뭘 좋아하기 때문에 스카프 이 색깔을 해라. (회장 일가) 개인별로 다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회장 일가의 지적사항은 빠짐없이 기록돼 매뉴얼에 반영됩니다.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것입니다.
2015년 9월 12일에는 승무원이 스테이크를 주문받으며 고기 익힘 정도를 뜻하는 '미디움 레어'와 '미디움'을 잘못 알아들어 지적을 받았다는 내용과 함께 지시사항에 대한 복명복창을 철저히하라는 내용이 적혔습니다.
직원들은 이 매뉴얼을 실수없이 수행하기 위해 휴식시간을 반납하고 예행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서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김용균
영상편집 :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