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LTE는 빠져…통신 원가 공개의 함정

채널A News 201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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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이동통신사의 '원가 자료'공개, 요금 인하로 이어질지가 가장 관심인 것 같은데요. 이동영 산업부장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키워드부터 설명해주시죠

오늘의 키워드는 '원가공개의 함정'입니다. 원가공개가 소비자 이익을 위한 만병통치약처럼 보이지만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1. 네 단도직입적으로, 통신비 원가가 공개되면 요금이 내려갈까요?

소송을 낸 쪽이나 이용자 상당수는 원가가 공개되면 요금이 내려갈 것이라고 기대했을 겁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번 판결에 따라 이동통신사의 원가 자료가 공개돼도 요금이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우선, 공개 대상은 현재 대다수가 사용하는 LTE 망이 아니라 사용자가 거의 없는 2G 3G이기 때문입니다. 이동통신사들은 요금인하는 어떤 경우에도 있을 수 없다는 강경한 자세입니다.

또 내년 3월이면 5G 통신망이 상용화될 예정인데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요금체계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시점에 요금을 내리거나 하는 변화는 현실적으로 예상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통신요금을 내려야 한다는 요구는 더 거세질 전망이라 업계에서는 요금 인하를 제외하고, 조금이라도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법을 내놓을 가능성은 커 보입니다.

2. 대법원이 이런 현실을 잘 알 텐데 이번 판결을 내린 이유는 뭘까 궁금합니다.

대법원은 국민의 알권리를 강조했습니다. 다수 국민이 이용하고 있어 공공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헌법상 국민의 권리를 충분하게 보장할 이유가 있다는 겁니다.

업계에서는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내심 "영업기밀을 내놓으라는 말이냐"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어떤 업체든 경쟁사보다 원가를 줄여 경쟁력을 갖추고 그렇게 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인데 그런 핵심 기밀을 다 세상에 내놓으라는 게 말이 되느냐는 하소연입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 산업계의 장점이 고스란히 노출돼 국제경쟁에서 크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3. 기업에는 불리하지만 소비자에겐 그래도 투명한 정보 공개가 이익 아닌가요?

말로 들어보면 이런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는 분이 적지 않을 듯합니다. 사례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2003년에 아파트 원가를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높았고 실제 정책으로 반영됐습니다. 가격을 낮추려는 건설업체에선 이전보다 값싼 자재를 사용해 시공하는 방법이 등장했고 업계 전반적으로는 한동안 물량 공급 자체를 줄이는 바람에 오히려 시세가 오르는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적정한 이윤을 보장해야 기업 활동이 활발해지고 그만큼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더 많은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제품의 질을 높이거나 가격을 낮출 여력이 생기는 게 시장경제의 기본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위적인 가격 인하보다는 경쟁력 확보를 통해 선택받는다는 시장 논리에 따르는 게 장기적으로 소비자 이익이 될 걸로 보입니다.

4. 네. 결국 원가 공개 판결 파장이 만만치 않을 듯한데요, 다른 업종에 미칠 영향은 없나요.

사실 이동통신료만 원가 공개 요구를 받았던 건 아닙니다. 우선 교복이나 자동차 스마트폰 등 많은 제품이 해당하는데요. 교복은 학생 누구나 입어야 하는데 유명 브랜드일수록 비싸다는 학부모들의 지적이 있습니다. 자동차 역시 수출용과 내수용 원가를 공개하라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100만 원을 넘는 스마트폰이 1, 2년 사이에 새로 등장하다 보니 이 비용이 통신요금보다 가계에 더 부담이라는 하소연이 나오지 않습니까? 이번 판결의 논리라면 이런 제품에도 원가를 공개하라는 소송이 제기될 수 있어 경제계 전반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산업부 이동영 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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