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트럼프 ‘FTA 볼모’로 남북에 ‘견제구’

채널A News 201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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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소식,하태원 국제부장과 뉴스분석으로 이어가겠습니다. 키워드부터 설명해 주시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판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습니다. 비핵화 대화에서 이탈하지 말라는 탈선경고를 날렸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날짜를 잡은 직후에 던진 묵직한 위협구이기도 합니다.

[질문1] 트럼프의 돌출발언,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입니까?

한반도를 둘러싼 지난 한달간의 흐름을 크게 한번 정리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북-미대화를 우리정부가 중개했죠. 5월까지 트럼프와 김정은이 비핵화 담판을 갖습니다. 무게중심은 분명 한미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진핑과 김정은이 직거래를 하면서 판세가 단박에 역전됐습니다. 문재인 정부 역시 단계적 비핵화 쪽에 관심을 보이며 트럼프의 신경을 건드린 형국입니다.

[질문2] 이렇게 전개되는 상황에 대한 경고 카드로 해석해 볼 수도 있겠네요?

우선은 북한에 대한 극도의 불신의 감정이 담긴 것으로 보는게 맞을 듯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한의 대외교섭은 거짓말의 역사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1991년 한반도 비핵화선언에서 제네바합의, 9.19합의 등에 이르기까지 북한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항상 어겨왔습니다. 뼛속까지 비즈니스맨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어음 안받겠다. 현금을 보여달라"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질문3] 우리정부에 대한 의구심도 어느정도 깔려있는 건 아닌지요?

남북이 따로 만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트럼프의 의심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대북특사의 활동, 남북고위급 접촉결과 등을 전달받기는 하지만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문재인 정부의 태도가 못마땅한 듯 합니다.

청와대 고위당국자의 발언을 보면 비핵화 방식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 느낄 수 있습니다. 정의용 특사가 미국을 다녀온 뒤 문재인 정부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듯 단숨에 비핵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했죠. 하지만 북중 정상회담이 지난 뒤에는 고르디우스 매듭이야기는 현실성이 없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TV 코드뽑듯 비핵화가 되겠냐는 이야긴데, 결국 북-중정상이 합의한 단계적 비핵화에 동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질문4] 그런데, 북한이 핵문제를 일괄타결하는 리비아식 방법을 몸서리치도록 거부하는 이유는 뭔가요?

정확히 말씀드리면 북한이라기 보다는 김정은이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해법이죠. 후세인과 카다피의 사진을 준비했습니다. 두 사람 다 비극적 최후를 맞았는데 3대째 독재를 이어가고 있는 김정은 입장에서는 상상하기도 싫은 결말이겠죠. 김정은이 보기에 후세인은 핵이 없어 미국의 침공에 무너졌고, 카다피는 미국에 속아 핵을 내려놓은 탓에 권좌를 지킬 수 없다고 믿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핵이 있건 없건 독재체제는 무너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역사의 필연입니다.

[질문5]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자문단에서 조차 북한이 리비아식 해법 받아들이지 않을테니 우리가 미국 설득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죠?

무책임한 주장입니다. 대화에 응했다고 보상하고, 동결했다고 선물주고, IAEA 사찰받았다고 퍼주는 식으로는 천년이 지나도 북핵문제 해결 안됩니다. 30년 실패의 역사가 말해주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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